정상명(해남종합병원 신경외과 과장)

▲ 102세 어르신의 골절 사진.
▲ 102세 어르신의 골절 사진.

 

 
 

"뼈가 골절될 정도로 심하게 다친 적도 없고, 가만히 누워있을 때보다는 움직일 때 등과 허리부터 옆구리까지 통증이 오는데요. 허리가 아픈 것이 오래 가는데 설마 골절일까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결론은 골절일 수 있다. 특히 고령이면 골다공증 골절을 꼭 확인해야 한다.

골다공증이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이 생기는 질환이다. 골밀도의 감소로 뼈의 미세구조가 약해져서 뼈가 부러지기 쉬운 상태를 말하며,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호르몬의 변화로 대부분 골다공증이 시작되는 걸로 알려져 있으며, 60세 이상의 남성에서도 매우 많은 것으로 걸로 알려져 있다.

해남처럼 농어촌지역은 도시에 비해 고령의 노동인구가 많고 교통, 주거환경 등이 열악해 이로 인한 각종 질병, 외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도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따라서 골다공증 및 이로 인한 골절은 특히 해남지역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야 하는 중요한 질환이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일상생활이나 일하는 도중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령인 분들이 다리 근력이 약해 앉을 때 털썩 주저앉거나 고르지 못한 바닥이나 문턱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 물건을 들다가 삐끗한 경우, 자동차로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을 받거나 배를 타고 가다가 너울이 치는 경우에도 쉽게 골절이 올 수 있다.

어떤 환자분은 전혀 다친 기억이 없다고 하지만 검사상 골절을 발견해서 알려드리면 인정을 못하는 분도 종종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추위로 인한 근육의 경직, 두꺼운 외투나 모자로 인한 움직임과 시야의 제한, 각종 빙판사고 등으로 외상의 가능성이 높다.

골다공증 척추골절은 정도에 따라서 허리의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근육통으로 잘못 알고 치료하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고 골절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허리(등)와 옆구리의 통증이 움직이면 심해지고, 누워만 지내려고 하며, 그대로 방치할 경우 보행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식욕감퇴, 근력저하, 골다공증의 악화 등 악순환을 반복하여 회복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고령이거나 초기 진단 및 치료가 늦어질수록 심해져서 조기발견 및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골다공증 검사를 조기에 시행하고 주사나 약물치료 등의 적절한 처방을 시행하면 골다공증 골절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으니, 특히 고령의 어르신, 폐경기 이후 여성의 경우 반드시 조기검사 및 치료가 필요하다. 간단한 촬영과 저렴한 비용으로 골밀도 검사는 쉽게 할 수 있다.

골다공증 척추 골절의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된다. 비수술적 치료는 골유합시까지 약 3개월간 척추 보조기를 착용하면서 주기적인 검사를 하는 방법이다. 보조기 착용이 불편하고 통증이 오래가며 움직임에 많은 제한이 있다는 단점이 있어서, 비교적 골다공증이 양호하고 순응도가 좋은 젊은 환자들에게 추천한다.

수술적 치료는 경피적 척추체 성형술이라는 치료인데, 국소마취하에 10~20분 정도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시술이다. 인체용 시멘트를 엑스선 투시하에 주사기로 골절부위의 뼈에 주입하여 강화시키는 방법인데, 시술의 위험성도 비교적 적으며, 시술 직후 통증이 상당부분 완화되며, 시술 2시간 이후부터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히 고령의 골다공증이 심한 환자분에게 추천한다.

골절이 확인된 경우 MRI 및 시술은 모두 건강보험 적용이 되어서 매우 저렴하게 시행이 가능하며, 이러한 검사 및 시술은 해남종합병원에서도 많이 시행하고 있다.

굳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대도시로 갈 필요 없이 일단 허리통증이 발생하면 꼭 방문해 통증 없는 건강한 생활을 하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4년 당시 연세가 102세인 어르신으로, 허리와 옆구리가 일주일 넘게 아프다고 내원해 요추 2, 3번 부위 골절 확인 후 시술했던 경험이 있어 시술 전후 사진(위)을 남겨본다. 그분이 워낙 고령이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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