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목현(광주광역시 민주인권평화국장)

 
 

4년 전 미국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하였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자 4년 동안 미국을 인종차별, 미국 이기주의, 자국 특혜주의, 적자생존을 기반으로 한 집단 이기주의라는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갔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트럼프주의'라고 불렀다. 트럼프 재임 4년 동안 트럼프주의는 국제적으로 적대적인 나라는 물론 자신의 우방 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를 향해 펼쳐졌다.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및 세계보건기구 탈퇴는 트럼프가 4년 내내 보여줬던 미국 일방주의의 상징이다. 전통적인 우방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에도 미군 주둔비용을 500%나 높게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적이고 야만적인 통치는 수많은 트럼프주의 신봉자들을 배출했다. 그 신봉자들은 총기를 휘두르는 백호주의자와 자신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도덕적이며 윤리적인 문제들을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트럼프주의와 혼란의 미국 선거

지난 한 주 동안 미국에서 펼쳐진 대통령 선거는 혼란 그 자체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증가한 우편투표와 승자 독식주의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확정하는 방식, 과학기술 세계 최고의 나라라고 믿기 힘들게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개표 상황 등은 한국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개표를 시작한 지 닷새가 지나도록 가려지지 않던 승부가 결국 펜실베이니아 개표 이후 판가름이 났다. 언론은 일제히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보도하였고 바이든 후보도 당선 기자회견을 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결과에 대해 전혀 승복하지 않고 불복소송을 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고 있던 한국을 비롯한 수많은 외국인들은 무척 혼란스럽다. 그동안 미국이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선거 과정을 보면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11월 9일 현재,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220개국에 5000만명, 사망자는 125만명, 그 중 미국은 확진자 1000만명, 사망자 13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번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현저하게 달랐다. 트럼프는 코로나19보다 경제가 중요하다고 하며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돌아다니다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코로나19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우리 인류가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문명과 문화의 문법을 찾아야 하는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도덕적 우위와 차별 없는 후보 선택

지난 일주일간 전 세계에 여과 없이 방영된 미국 대통령 선거 방송은 혼돈 그 자체였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백호주의자들이 대낮에 총을 들고 개표소를 둘러싸는가 하면 바이든 지지자들이 가두행진을 했다. 대통령 후보 지지자들 간의 폭력적 갈등 상황은 외국인들에게는 무척 생소하며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그러나 미국 국민이 자신의 지도자를 찾기 위해 소신에 따라 치열하게 투쟁하는 모습이 혼란스럽게 느껴지나 한편 생각하면 미국식 민주주의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다. 결국 미국 국민들은 대통령으로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후보보다 감염병 및 경제적 침체, 인종주의 그리고 환경위기를 극복하고 미국의 영혼을 치료하겠다고 선언한 존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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