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제2회 해남미남축제가 열렸지만 지역 내에서는 미남축제가 열리는지 모를 정도로 차분했다. 모름지기 축제라면 대형 무대가 설치돼 각종 공연무대가 오르고, 음식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을 그리게 된다. 하지만 올해는 축제장 곳곳이 흥겨운 노래와 이야기 소리로 시끌벅적하고 밀려드는 차량에 진땀을 빼는 관계자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다수가 모이는 집합축제로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축제장이 대흥사가 아닌 유튜브로 옮겨갔다. 예전 같으면 축제장에 몇 만명이 왔다는 보도자료가 나왔다면, 올해는 유튜브 등 온라인에 게시된 영상의 조회 수가 방문자 수로 가름되고 있다.

올해 미남축제는 준비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축제들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무리하지 말고 미남축제도 취소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언제 종식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미남축제는 취소보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기획됐다. 지난해 1회 축제를 치러내고 해남군 대표축제로 육성해가는 과정에서 명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군의 의지도 컸을 것이다.

사람들을 한 장소에 모을 수 없다보니 축제를 보여주는 통로로 유튜브 등 SNS가 선택됐지만 왁자지껄한 기존 축제 형식에 익숙한 군민들에게 유튜브로 중계되는 새로운 축제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음식축제'임에도 '음식을 맛볼 수 없는' 한계에 부딪쳤다.

우여곡절 끝에 제2회 미남축제가 끝났지만 앞으로 더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 해남농수산물을 이용한 해남만의 음식 맛을 보여줌으로써 관광객을 유입하고 특산물 판로 확대에 나선다는 축제 개최의 이유를 보다 분명히 하고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후속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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