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우리나라에서 해남만큼 청정지역은 없을 것이다. 발효식품은 청정지역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음식이다. 농촌마을의 고령화로 인한 변화는 먹거리시장에서도 급격하게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고령친화식품 시장의 급속한 성장세이다. 그 중에서도 발효식초의 선호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필자도 그동안 발효식품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고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며 재료로는 귀촌하면서부터 산과 밭에 식목한 것들(꾸지뽕, 산매실, 가시오가피, 황칠나무, 아로니아, 자두 등)을 이용하고 있다. 덕분에 지금으로서는 발효식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재료 조달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또한 재료를 구할 때마다 농약 문제나 영양 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직접 재배하여 채취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탁에 오르는 발효식초는 완전한 발효식품으로 손색이 없으며 인체에 피로회복 및 질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식초는 맛 때문에 산성식품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몸에 흡수될 때는 알칼리성으로 바뀌어 항산화 작용을 한다.

체내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는 디톡스 효과로 각종 오염 물질에 찌든 현대인들에겐 필수적인 식품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발효식초를 적당량 섞어서 매일 섭취하는 것은 체액을 약알칼리로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건강을 증진시킨다.

더군다나 식초는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품목이다. 지금도 농촌가정의 싱크대에는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생막걸리에 종초를 섞어 유리병에 넣고 숙성시켜 발효식초를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건강에 대한 인식이 날로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발효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우리나라만큼 발효기술이 발달된 나라도 드물다.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발효식초가 반찬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겨울철에 야채가 풍부하지 못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는 반찬으로 무채를 원재료로 한 초무침이나 미역 초무침류가 단연 인기있는 겨울반찬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품 중에서 빼놓을 수 없고 가장 선호도가 높은 발효식초를 직접 만들어 조리한 여러 가지 음식으로 가족의 건강을 지켜보도록 하자. 청정지역인 해남의 산과 들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흔한 재료를 이용하여도 발효식초를 넣고 반찬을 만들면 특별해진다.

겨울식탁에 싱싱한 야채를 구하여 식초 한방울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먹는 나물 맛은 어떤 반찬보다도 별미이다. 그동안 쉬운 방법으로 빙초산을 혼합하여 사용한 가정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직접 발효식초를 만들어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식초는 술이 만들어진 다음에 초산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발효식품이기에 의미가 있다. 식초는 알코올을 먹고 사는 초산균에 의해 생성되고 술에서 만들어지는 특성이 있다. 식초를 항생제로 쓰며 효과를 톡톡히 본 히포크라테스의 유명한 명언이 있다. "음식으로 치료하지 못하는 질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 고대에서는 식초로 전염병을 예방했던 사례가 많다고 한다. 발효식초는 생막걸리에 종초를 넣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러한 발효식초는 알코올이 분해되며 초산으로 바뀌면 알코올 농도가 거의 없어진다. 술처럼 취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누구나 적당한 양을 넣어 반찬을 만들어 먹거나 마시면 건강에 최고의 보약이 된다.

천연발효식초로 가족의 건강도 지키고 해남을 발효식품의 메카로 키워 청정지역의 명성도 높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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