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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과 중국의 인연
양동원 편집국장  |  dwyang9@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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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30  14: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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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하이난섬(海南島·해남도)과 황산(黃山)이 있다. 하이난은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관광지로 1988년 22번째 성(省)으로 승격됐다. 중국은 대만(타이완)도 23번째 성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대만은 국제적으로 중화민국(中華民國)의 국호를 가진 독립된 나라이다. 우리가 남북관계라는 표현을 쓰지만 그들은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양쪽이란 의미로 양안관계(兩岸關係)라고 한다.

중국 안후이성(安徽省·안휘성)에 위치한 명산(名山) 황산은 우리 지역의 황산과 한자 지명, 발음도 똑같다. 중국의 모든 산의 아름다움을 한 자리에 모아놓았다고 경탄을 자아낼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당나라 황제의 명으로 지금의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이 1979년 이 산을 찾은 후 "뛰어난 풍광을 가진 황산을 남녀노소 누구나 보고 즐기게 하라"고 지시해 이듬해 관광지 개발이 시작됐다. 12년 전, 1박2일 일정으로 이 산을 오른 적이 있다.

황산 출신으로 조선내화를 일군 고 이훈동(李勳東·1917-2010) 회장이 함께 황산을 등반하면서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구순(九旬)의 나이를 넘어선 그의 감격은 이국(異國) 땅에서 고향인 '해남 황산'을 떠올린 때문이다. 중국의 그 넓은 지역에 동일한 지명이 숱하겠지만 '해남'과 '황산'은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친근함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국내에서는 충남 논산시 연산면 일대의 옛 이름이 황산(黃山)이다. 황산벌은 백제 계백 장군의 5000명의 결사대가 신라 김유신 장군의 5만 명과 최후의 일전을 벌인 벌판이다.

싱하이밍(邢海明·56)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주 1박2일 일정으로 해남을 찾았다. 싱 대사는 중국을 대표해 한국에 파견된 외교사절의 최고위직이다. 중국대사로는 5년 전 추궈훙(邱國洪)에 이어 두 번째. 싱 대사는 명현관 해남군수가 쌀 수출 협의를 위해 중국 대사관을 방문한 지 두 달 만에 답방 형식으로 해남에 왔다. 중국 대사의 해남 방문에는 역사적 배경이 자리한다.

중국이 한국을 역사적으로 '이웃'이라고 말할 때 가끔 등장하는 인물이 '진린'(陳璘·1543-1607)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명나라 장군 진린의 후손이 한국에 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이면 덕송리에 있는 황조별묘(皇朝別廟·해남군 향토문화유산 제10호)가 바로 진린과 그 후손의 위패를 모신 사당(祠堂)이다. 황조는 명나라의 유민이란 뜻으로 붙여졌다. 진린은 광둥성(廣東省) 웡위안현(翁源縣·옹원현) 출신으로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과 함께 구원군으로 왜군에 맞서 싸운 명나라 수군을 통솔했던 장군이다.

명나라가 멸망하자 그의 손자가 바다를 건너와 할아버지가 싸움터로 삼았던 완도 고금도에 은거했으며, 두 아들이 다시 해남으로 거처를 옮겼다. '광동 진씨'가 바로 여기에 뿌리를 두고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해남과 옹원현은 1999년 결연을 맺고 교류를 해오고 있다. 옹원현의 면적은 해남의 두 배가 넘는 2234㎢, 인구도 39만명(2007년 기준)에 달한다.

옹원현과 광둥성 서부에 위치한 윈푸시(雲浮·운부)의 진씨 종친회가 지난 4월 각각 2만장과 1만장의 마스크를 해남에 보내오기도 했다.

해남과 중국, 그리고 옹원현은 이처럼 평범한 관계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400년 넘게 이어온 인연이다. 해남이 앞으로 두 나라, 두 지역이 더욱 가까워지는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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