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늦게 사무실에서 격무(激務, げきむ[개끼무])가 아닌 '고된 일'에 시달리실 때, 간식(間食, かんしょく[간쇽]) 드시지 말고 '새참'이나 '군음식' 으로 '주전부리'하시고, 그래도 심심함이 가시지 않으면 가까운 친구를 맥줏집으로 불러 내, 히야시(冷やし, ひやし[히야시]) 아닌 찬 맥주 한 잔을 따라, 맥주잔 위에 있는 기포(氣泡, きほう[기호우])는 다 버리고 거품만 적당히 남겨, 건포도(乾葡萄, ほしぶどう[호시부도우]) 대신 '마른 포도'를 안주 삼아 한 잔 들이켜면 참 좋습니다.

안주가 부족하면 야키만두(燒き饅頭, やきまんじゅう[야끼만쥬]) 대신 군만두 드세요. 그래도 부족하면 우동(, うどん[우동]) 드시지 마시고 가락국수 드시면 든든합니다. 술집에서 나올 때, 술값은 분배(分配, ぶんぱい[분빠이])하지 말고 노느매기하세요. 집에 들어가면서 가까운 빵집에 들러, 소보로빵(そぼろパン[소보로빵])이 아닌 못난이 빵 몇 개 사고, 앙꼬(子, あんこ[앙고]) 없는 찐빵 대신 팥소 든 빵도 몇 개 사고, 나오실 때는, 빵 값을 지불(支拂, しはらい[시하라이])하지 말고 치르고 나오세요.

그걸로 집에 가서 축제(祝祭, しゅくさい[슉사이])하지 말고 잔치를 벌여보세요. 그런 것은 과소비(過消費, かしょうひ[가쇼비])도 아니고 지나친 씀씀이도 아닙니다. 그렇게 남편 역할(役割, やくわり[야꾸와리])이 아닌 남편 노릇 잘하는 당신 부부가 바로, 잉꼬부부(鸚哥夫婦, いんこ-[잉고-])가 아니라 원앙 부부입니다.

여기에 쓴 일본어투 말은 안타깝게도 거의 다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올라있습니다. 또, 그 말은 모두 국립국어원에서 우리말로 바꿔서 쓰라고 권하는 말입니다. 일본어투 글 오른쪽에 있는 우리말을 쓰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격무' 대신에 '고된 일'이라고 쓰고, '간식' 대신 '새참'이라고 쓰며, '기포' 대신 '거품'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성 제 훈(농촌진흥청 연구관)
성 제 훈(농촌진흥청 연구관)

<필자 소개> 
· 성제훈 박사, 1967년 화산면 명금마을 출생
· 전남대학교 농학박사 취득
· 현)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과장 재직
· 저서) 우리말 편지Ⅰ·Ⅱ
· 올바른 우리말 쓰기를 위해 활발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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