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계절이 찾아왔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가을을 맞는 해남에 문학의 향기가 다시 퍼져나가고 있다. 해남 문학의 본류는 정철과 함께 조선 시대 국문학의 쌍벽을 이루는 고산 윤선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산은 우리나라 시문학의 선구자.

윤선도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이어받기 위한 고산문학축전이 어제부터 내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고산유적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이한 고산문학축전 첫날인 어제 저녁 특설무대에서는 퓨전 창작 국악 '오우가' 공연 등 다채로운 개막공연이 펼쳐졌다.

둘째 날인 오늘은 오후 3시에 땅끝순례문학관 2층 야외무대에서 조선대 신형철 교수와 서울과학기술대 황치복 교수가 참여해 고산문학대상 수상자 대담과 작품 해설, 시낭송 등으로 구성된 인문학콘서트가 진행된다. 이어 6시 수상자 시상식에 이어 가수 정태춘 초청 시노래 콘서트가 펼쳐진다.

마지막 날인 내일 야외무대에서는 오전 10시 청소년 시가낭송대회에 이어 오후 2시에는 올해로 등단 52년째인 해남 출신 김준태 시인의 토크콘서트가 마련되어 있다. 김 시인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작품세계와 살아온 이야기 등을 담소 형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지난 9월부터 매월 한 차례 열리는 시문학콘서트도 마지막 회가 다음달 14일 조용미 시인을 초청해 열린다. 또한 땅끝순례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오는 31일 '제1회 해남시인 전국 시낭송 경연대회' 본선 무대가, 다음달 6일부터 28일까지 23일간 '음유시인 한보리-노래에 담은 시' 특별기획전이 개최된다. 다음달 7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이원화 소설가 사회로 문학토크콘서트도 준비되어 있다.

해남은 70~80년대 김남주, 김지하, 황석영, 고정희 등으로 문학 전성기를 보냈다.

문학의 산실인 백련재 문학의 집에서는 황지우 시인, 정택진·이원화·송기원 소설가와 이달 입주한 채길순·이지담 작가 등 6명의 문인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고산 윤선도 선생 문학의 맥이 해남에서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은 우리의 정서를 풍부하게 하고 마음의 곳간도 넉넉하게 한다. 이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해남 사람에게는 큰 행운이다.

가을이 깊어간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위축되고 지쳤던 마음의 여유를 풍성한 문화예술의 축제현장에서 되찾아보는 것도 삶의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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