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제 교무(원불교 해남교당)

결실의 계절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여느 가을과 달리 민족의 대이동도 가족들과 시끌벅적한 일상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기존의 우리 일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것 같습니다.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격리된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면서 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태산 대종사는 이러한 관계성을 '없어서는 살지 못하는 관계'라고 정의해 주십니다.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것은 너와 내가 없어서는 살지 못하는 관계성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된 일상은 앞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바이러스가 나를, 우리를 고독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과거에 집착된 생각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우리를 함께 생각하며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나가고 없어서는 살지 못하는 관계성을 회복하는 삶이되길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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