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선(북평면 매일수산)

 
 

출근길 자연스레 옷깃을 여미게 되는 계절이 왔다. 딱 10년 전 귀향했을 때의 계절이다.

농수산홈쇼핑 회사에 다닐 당시 타지역 농산물에 비해 품질은 우수하나 입점비율이 적었던 내 고장 해남의 특산물. 이런 해남의 농수산물을 팔아보고자 퇴사를 결심했던 게 10년 전 가을이다.

회사에 재직 중에 쌀로 유명한 어느 고장의 쌀을 파는 방송을 할 때였다. 방송을 쉬는 틈틈이 스태프들과 호스트들에게 해남 쌀도 품질이 좋다고 말하니 하나같이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라 했다. 그러던 중 입씨름이 일어났고 결국엔 그 쌀을 가져온 고장의 관련자에게 해남 쌀과 당신 고장 쌀의 품질을 물어봤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저희 쌀도 좋지만 해남쌀과는 비교 못해요." 그 한마디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깨가 으쓱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편으로는 우리 고장의 농수산물을 잘 알았더라면 홈쇼핑에 입점하고 판매하는데 보탬이 됐을 것이라는 후회도 남아 있다.

그렇다. 우리 고장에는 품질 좋은 농수산물이 너무도 많다. 허나 본인의 농수산물이 얼마나 품질이 좋으며 높은 값에 나갈 수 있는지 모르고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더 좋은 품질을 가지고도 타 지역 브랜드에 밀려 제 값을 못 받고 타 지역 유통인에게 유통돼 타 지역 브랜드로 오히려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해남 농수산물 정말 맛있다." 배추, 고구마, 김, 전복, 산낙지, 고추, 마늘, 파프리카 등에 이젠 바나나까지. 알려야 한다. 소문내야 한다. 내 고장 해남은 건강하고 맛있다고.

우리 군에는 해남미소라는 해남군에서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이 있다. 모르면 어렵고 알면 쉬운 곳이 공공기관인 것을 귀향하고서도 한참 후에야 알게 됐다. 해남미소에 직접 입점해보니 적극적인 기관이며 유능한 유통채널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은 농수산물을 잘 찾아내는 미소팀(통합마케팅팀)이지만 우리 주위에 품질 좋은 농수산물이 있다면 우리가 직접 추천하고 소문내는 것도 필요하다.

해남군이 꾸준하고 명확한 먹거리에 대한 커리큘럼과 믿음만 준다면 믿고 언제든 따라갈 생각이다. 우리 군의 농수산물의 대한 품질은 보증이 돼있으니 부수적인 문제는 함께 고민하면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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