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찾으려던 승객 설득
80대, 6000만원 날릴 뻔
"이거는 보이스피싱이 확실합니다. 은행에 가지 말고 파출소로 가서 신고부터 하시죠."
60대 택시기사가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20년 넘게 개인택시 일을 하고 있는 이창재(69)씨.
이 씨는 평소 안면이 있는 80대 A 씨가 지난 16일 오후 1시쯤 자신의 택시를 부른 뒤 급하게 은행으로 가서 돈을 찾아야 한다는 말에 보이스피싱을 직감했다.
이 씨는 A 씨와 택시 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사이버 수사대에서 전화가 왔고 통장에서 누군가가 돈을 다 빼가려고 하니 돈을 찾아 놓으면 안전하게 보관해준다고 해서 돈을 인출하러 간다는 말에 A 씨를 설득해 은행 대신 읍내파출소로 차를 돌렸다.
이 씨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돼 어디서 전화가 왔는지 확인해보니 국제전화였고 은행으로 가는 도중에도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A 씨에게 전화를 하기도 했다"며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이날 보이스피싱 조직의 말에 속아 통장에 들어있는 6700만원 가운데 6000만원을 찾기 위해 은행으로 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남경찰서 최성호 수사지원팀장은 "보이스피싱은 주위에서 함께 그리고 민관이 협력해 피해를 막는 게 중요하고 이에 따라 경찰에서는 지난 6월 택시업체들과 보이스피싱범 신속 검거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더욱 협력을 강화해 군민들의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경찰서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를 예방한 이창재 씨에게 지난 21일 감사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