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출신 윤평현 시인

 
 

'맑은 날에도 초록 비 내린다는/백련동에 들면/덕음산 숲속 새 바람소리/어깨 튼실한 은행나무/이파리 억수로 매달고/오백년 세월/여기저기 기웃기웃/반가운 손 오시는 듯/땅 끝 마을 갯가/파도 타고 놀던 바람 종종걸음으로 달려와/은행나무 대 비자나무 숲 스치면/초록 비 내리는 청아한 소리/녹우당 처마에/영광과 애환 차곡차곡 새기는데/추원당 왕대밭 사이를/홀로 걸으면 가슴 저리다'(녹우당)

해남 현산 출신인 윤평현(75·사진) 시인은 첫 시집 '무릎을 꿇어야 작은 꽃이 보인다'(청어출판)에서 녹우당을 이렇게 노래했다. 119편의 작품이 실린 시집은 1~5부로 이뤄졌다. 주로 자연친화적인 서정성 짙은 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녹우당 이외 달마산 등 해남을 소재로 한 수 편을 담고 있다.

 
 

윤 시인은 "삶이 가는 길은 강물 같아서 산천을 얼싸안고 굽이돌아 부대끼며 부서졌지만 영광은 시련 위에 피는 꽃"이라고 말한다.

고산 윤선도의 12대손인 그는 평소 오우가를 좋아한다. 한국전력공사를 퇴직한 이후 시 쓰기에 열중했으며, 2013년 한국대경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한국강남문학상(2015년), 성천문학상(2018년)을 수상했다.

윤 시인은 현산초등을 졸업한 뒤 목포유달중으로 유학하면서 타지 생활을 했으며, 문중 시제 등으로 매년 2~3차례 고향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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