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범(농협 해남군지부장)

 
 

농사는 하늘 몫이 일곱이라는 말이 있다.

유사 이래 최장기간에 걸친 장마가 끝나자마자 태풍이 3개나 왔다. 가지가지 자연재해로 올 해는 걱정이 태산이다. 배추 등 신선 농산물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달 하순 가락동 공판장에서는 배추 10kg(3포기) 상품 한 망당 2만원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작년 이맘 때 7000원, 평년의 1만2000원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다. 이러다보니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작은 음식점에서는 배추김치 구경하기가 쉽겠는가. 최근 강원도 대관령 한 마을에서 한날한시에 '고랭지 배추 절도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씁쓸한 마음을 금치 못하게 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가 설 명절 이후 산업경제를 마비시키더니 급기야 우리의 일상과 영혼을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다. 시장은 사람 찾기가 어렵고 음식점들은 손님도 없는데 농산물가격마저 폭등 할 조짐을 보이니 엎친데 덮친격이다. 신선농산물 유통은 그야말로 해답을 찾을 길이 없다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다. 조금의 과잉생산에도 산지폐기니 시장격리니 해보지만 어김없이 반복되는 가격 급등락과 수급 불안정에 농심은 타들기를 반복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에서 직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해남미소'가 '연 매출액 100억 원 달성'을 향한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입점 농가를 늘리고 회원가입을 확대했다. 카카오톡스토어, 이마트몰, 롯데ON 등 온라인 판로 채널도 다변화에 성공적이다. 전국을 달리는 해남미소 화물차 배너 광고가 돋보인다. K홈쇼핑, 공영홈쇼핑에서도 해남농수산물을 만나볼 수 있다. 관계 공무원을 비롯한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 농협에서도 11개 지역농협이 참여한 가운데 연합마케팅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명품 해남고구마와 해남배추는 물론, 마늘, 양파에 밤호박과 무화과까지 과채류를 망라하여 판매하고 있다. 대도시 농협 대형유통센터는 물론 대외마케터들과 홈쇼핑에 이르기까지 시장을 개척해 가면서 올해는 100억 원 목표를 초과달성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코로나 이후 시대에 부응할 젊은 유통 창업인을 키워내자. 오프라인 시장의 대표격인 백화점도 인기가 시들하다. 바야흐로 온라인 유통이 대세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꿈을 가진 젊은 도전자를 발굴하고 육성할 토대를 만들자. '해남미소'의 성공과 노하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곧 추석이다. 우리에겐 꼭 지켜내야 할 소중한 자산이 있다, '명품 땅끝해남'의 브랜드다. 이 땅과 풍광, 바다와 산하, 그리고 우리 농축수산물들. 이 모두가 시장에서는 꽤 가치가 있다. 풀무원, 이마트 등 유수의 브랜드 마케터들이 해남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자긍심을 갖고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가꾸자. 그러기 위해서 생산자와 유통인, 협동조합을 비롯한 생산자 단체와 행정, 의회까지 모두가 힘을 모아내자.

조금 멀리 보면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내일은 꿈과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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