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50대 감염자 땅끝·읍 식당 찾아
접촉자 등 19명 검사 결과 모두 음성"안심 못한다" 방역수칙 중요성 실감

코로나19에 감염된 50대 남자가 해남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한때 방역당국이 발칵 뒤집혔다. 다행히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나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이를 계기로 마스크 쓰기와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대전 중구 선화동에 거주하는 50대 남자는 지난 17~19일 땅끝항을 거쳐 2박3일 동안 완도 보길도와 노화도에 머문 후 돌아가는 길에 해남 천일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이 남자는 이후 20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검사를 받고 2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시는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한 후 지난 24일 오전 11시35분께 해남군보건소에 이를 통보했다. 확진자가 5일 전인 19일 땅끝항을 거쳐 해남읍에 도착해 천일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는 것이다.

해남에 확진자가 처음으로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보건소는 즉시 현장을 찾아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하고 식당을 폐쇄한 후 방역을 실시했다. 또한 종사자들의 검체를 채취해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 1차로 7명에 대해 이날 오후 7시께 음성 판정이 나왔다. 군은 추가 접촉자에 대해서도 검사를 의뢰했으며 총 19명의 검체 채취 결과 전원 음성으로 판정됐다.

대전의 확진자는 땅끝항에서 차량을 이용해 천일식장으로 이동, 점심 식사를 한 뒤 매일시장을 3분여 둘러보고 차를 타고 계곡에서 기름을 넣은 후 해남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검체를 채취한 주민들은 천일식당 관련 8명, 땅끝항 관련 6명, 주유소 관련 4명, 매일시장 관련 1명 등 19명이다. 이 중 매일시장과 주유소 등은 접촉자는 아니지만 불안감을 보여 검사를 실시했다. 군은 확진자가 다녀간 지 5일이 지난 만큼 2차 검사는 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이날 해남군이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기 이전에 대전 확진자가 해남을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지역 내 퍼지며 불안감이 커졌다. 대전시가 24일 공개한 확진자 현황 자료에 18~19일 완도군, 19일 해남군, 장성군 이동(해당 지자체에서 공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진자가 해남에 다녀간 사실이 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파된 것이다.

특히 24일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어느 식당인지, 혹시 내가 갔던 식당인지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군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대전 확진자의 해남 동선을 알리는 문자를 발송했다. '대전 215번 확진자 동선 안내. 8.19(수) 13:00 노화 출발 13:30 땅끝 도착 배(승선) 이용자, 14:10~15:00 천일식당 이용자는 해남군보건소 선별진료소로 상담 바랍니다'는 안내문자를 군민들에게 발송한 것.

주민 A 씨는 "해남군이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정보를 얻은 즉시 주민들에게 알려 불안감을 해소해줬어야 했다"며 "무증상자 감염도 증가하고 있다보니 언제든지 확진자가 해남을 다녀갈 수 있는 만큼 전 군민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통보 받았을 때는 확진자의 진술만 있던 상황이다 보니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천일식당과 땅끝항 등 인근의 CC-TV 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돼 즉시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전 확진자에 의한 지역 내 감염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은 불안감에 외출을 자제하다보니 식당에 손님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B 식당 관계자는 "천일식당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나온 후 손님이 절반 정도 줄었다"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까지 당분간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해남지역도 코로나19의 안전지대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최근 전국적으로 무증상자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 지역내 n차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외출 자제와 실내·외 마스크 쓰기 등 개인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함을 새삼 실감하도록 했다.

한편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광화문집회에 해남에서도 참석자가 있다는 이야기가 퍼진 가운데 해남군보건소가 기지국 조회를 통해 전달 받은 명단을 확인한 결과 5명이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중 2명원은 동원 경찰, 1명은 단순 방문자라 밝히고 있으며 5명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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