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농가측 "실리마린 함량 결과와 차이"
업체측 "신뢰 통한 계약재배에 문제 제기"

해남 농가들이 밀크시슬 대량생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계약업체가 이익을 위해서 불공정한 거래를 하려한다며 한 농가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세포의 세포막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개선하며 다양한 간 독소로 인한 간 손상을 예방하는 실리마린 성분이 추출되는 밀크시슬은 국내 재배보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지난 2015년 한국한의학진흥원에서 시험재배로 해남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B 업체가 산이와 마산, 화산 등의 28농가와 26ha를 계약해 대량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농가들은 해남밀크시슬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업체과 계약해 밀크시슬을 재배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두 차례 수확을 끝냈다.

문제를 제기한 A 농가에 따르면, 올해 실리마린 함량에 따라 1㎏당 3% 이상이 1만8000원, 2~3% 미만이 1만5000원, 2% 미만이 1만3000원에 수매하기로 했다. 그동안 실리마린 함량을 분석하기 위해 한국한의학진흥원에 의뢰, 분석했지만 올해는 농가들이 상의해 한국기능식품연구원에 의뢰하기로 결정하고 업체에서 분석비를 지원하며 28농가의 밀크시슬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대부분의 농가가 2% 미만이 나왔으며 낮게는 1% 이하로 검출됐다.

A 농가는 "2017년부터 밀크시슬을 생산하면서 대부분이 2% 이상이나 3%가 나왔는데 이번 분석결과를 받고 의문이 들어 같은 기관에 세 농가의 것을 재분석해주도록 의뢰했다"며 "분석에 차이가 있다면 업체에서는 씨앗, 재분석에는 분말로 의뢰했던 것인데 재분석 결과 최하 2% 이상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결과에 대해 업체에 의문을 표하자 업체에서는 올해 잦은 비로 인한 자연재해 때문에 실리마린 함량이 낮은 것 같다며 회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농가들이 재분석한 결과는 믿을 수 없어 회사 입장에서는 수매할 수 없다는 소리까지 했다"며 "업체에서는 농가들을 생각하지 않고 가장 낮은 거래 단가로 원물을 싸게 구입하려고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능식품연구원에서는 최대한 동일한 조건으로 분석을 했지만 외피 유무와 샘플의 상태, 추출시간 등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A 농가의 문제 제기에 대해 B 업체는 모든 농가의 의견이 아닌 한 농가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대량생산 기반을 조성하고자 업체가 손해를 감수하며 계약재배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리마린 함량이 낮게 나온 밀크시슬을 재검사까지 하면서 수매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B 업체 관계자는 "밀크시슬을 국내에서 이만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없고 우리도 처음으로 도전해보는 것이다"며 "수매를 해도 마땅한 거래처가 확보되지 않아 회사에서는 수익보다 지출이 더 많은 상황인데도 한 농가가 문제를 제기하며 회사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함량 분석도 농가들이 원해서 기관을 바꿨고 700만원이 넘는 분석비를 회사가 부담하면서 분석했는데 결과가 낮게 나온 것이다"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회사와 농가가 함께 신뢰하며 서로 도움을 줘야하는데 한 농가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체 측은 계약서대로 함량 분석 결과에 따라 농가들이 수확한 밀크시슬을 수매할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A 농가와 업체간의 입장을 정리해야 다음 과정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농가들의 위임을 받아 업체와 계약한 밀크시슬영농조합법인은 이번 사안에 대해 "수확한 밀크시슬을 언제까지 농가들이 가지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업체에서 수매할 수 있도록 농가와 업체를 조율하겠다"며 "이번만 밀크시슬을 재배할 것이 아닌 앞으로도 같이 사업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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