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에서 유기농으로 전환
벼 우렁이 농법 정착에 일조

▲ 유기농 생태마을로 지정된 방춘마을이 유기농업을 실천하는데 앞장섰던 김창호 이장이 마을 표지석 앞에서 방춘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 유기농 생태마을로 지정된 방춘마을이 유기농업을 실천하는데 앞장섰던 김창호 이장이 마을 표지석 앞에서 방춘마을을 소개하고 있다.

계곡면 방춘마을(이장 김창호·사진)이 해남에서 처음으로 전남도가 지정하는 '유기농 생태마을'로 지정됐다.

전남도는 농가 20호, 경지면적 20ha 이상의 마을 중 친환경인증 면적이 50% 이상, 유기농인증 면적이 20% 이상으로 주민들이 유기농업의 실천의지가 뚜렷한 마을을 선정해 유기농 생태마을로 지정하고 있다.

방춘마을은 29가구 중 25가구가 논 76ha, 밭 6ha를 경작하고 있으며 이중 67ha가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친환경인증 면적 중 무농약이 24ha, 유기농이 43ha로 유기농 비율이 더 높다. 친환경인증 필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방춘마을은 김창호 이장을 중심으로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어오고 있으며 마을가꾸기에도 주민들이 힘을 모아 깨끗하고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이 친환경 농사를 지어온 것은 30년이 넘었다"며 "초기 쌀겨농법이나 오리농법도 도입했고 지금은 다들 사용하는 우렁이농법을 해남에 정착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20여년 전 벼농사를 친환경으로 짓기 위해서 가장 핵심인 잡초 제거에 우렁이를 사용하는 방법이 도입됐지만 초기 관리 미숙으로 해남 곳곳에 우렁이가 일반 필지로 넘어가고 모내기한 어린 벼를 갉아먹는 등 큰 피해가 있어 군에서 우렁이 지원을 중단했던 때가 있었다.

김 이장은 "우렁이만큼 잡초제거에 효과적인 것이 없었지만 피해가 늘어나자 한동안 우렁이를 못 쓰게 했던 때가 있었다. 계곡면을 중심으로 배수구 관리와 논을 평평히 고르는 등 관리 방안을 마련하며 피해를 줄이자 군에서도 다시 우렁이를 지원했다"며 "올해 따뜻한 겨울로 인해 우렁이 피해가 많았지만 우리 마을에서는 관리 방법이 숙달되어 있어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고 말했다.

무농약을 해오던 방춘마을이 유기농으로 전환한 것도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앞으로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농약에 머무르지 않고 유기농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생각에 주민들이 함께 노력해왔다.

김 이장은 "눈앞의 이득보단 미래를 보자는 생각에 10여년 전부터 친환경급식에서 원하는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보자며 거래 업체를 찾았다"며 "일부 주민들이 우려했으나 유기농으로 농사를 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추진했다"고 말했다.

유기농 전환을 추진하면서 농자재도 직거래와 공동구매로 마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방춘마을에서 생산한 쌀은 일반 쌀보다 더 좋은 가격에 수매되며 친환경급식에 납품되고 있다. 쌀은 인수영농조합법인, 잡곡은 대화영농조합법인, 새싹보리는 티젠과 거래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밤호박, 보리, 양배추, 양파, 참깨 등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김 이장은 "친환경농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되돌아보면 우리 어르신들이 농사 지어왔던 방법이 친환경농업이다"며 "주민들이 고령화로 70~80대가 많고 90이 넘은 어르신도 농사를 짓는 분이 계셔서 친환경농업을 기반으로 살만한 마을을 만들고 후계자들을 키워 마을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방춘마을은 순천김씨 후손들이 터를 잡아 살아오고 있는 집성촌으로 방춘서원과 돌담길, 마을 앞에는 하천, 마을 뒤편에는 동백숲길 등이 있고 인근에 흑석산도 있어 관광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에 행정안전부에서 진행한 참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국 1239개 마을 중 대상으로 선정됐었다.

유기농 생태마을 지정으로 5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육성사업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돼 유기농업 확대와 육성에 필요한 생산·가공·유통·체험 관련 시설·장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 방춘마을이 해남을 대표하는 친환경 마을의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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