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용객 고작 80여명 그쳐
추자~제주편 오후 출항해 외면
진도에 새 항로 추진도 악재로

▲ 우수영항에 정박 중인 우수영~추자~제주 간 퀸스타2호.
▲ 우수영항에 정박 중인 우수영~추자~제주 간 퀸스타2호.

우수영항에서 해남~추자~제주 간 뱃길이 운항되고 있는 가운데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 13일 우수영항 이용객이 68명(입항 28명, 출항 40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이용객도 1일 평균 8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해남군은 우수영항을 서남권 도서지역 물류와 교통 중심지로 부각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던 상황이지만 이용객이 감소하고 뱃길마저 사라지고 있어 좌초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현재 우수영항에서는 해남~추자~제주 간 항로만 운항 중이다. 지난 2015년에는 우수영~흑산도 간 항로도 운항됐지만 여객선사인 (주)해진해운이 항로를 지난 2017년 5월 신안군 송공항으로 옮겨가 1년8개월여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당시 선사는 2017년 하반기 신조선을 건조해 우수영항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까지도 투입되지 않고 있다.

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우수영항 이용객은 입항 3983명, 출항 4092명 등 8075명이다. 현재까지 8월 중 이용객이 가장 많았을 때는 지난 1일(토요일) 출항 180명, 지난 2일(일요일) 입항 127명이다. 이외에는 한번 운항에 25명, 31명, 77명 등에 불과했다.

지난 2019년에는 2만9331명(입항 1만5741명, 출항 1만3590명), 2018년에는 2만6354명(입항 1만4143명, 출항 1만2211명)이 이용했다. 1일 평균 이용객은 8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휴항일을 제외하면 1일 평균 인원이 80명보다 많겠지만 입출항으로 구분하면 이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군은 지난 2013년 3월 우수영~제주간 여객선 취항을 위해 접안시설과 임시터미널, 문화재 지표조사, 비가림시설 등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었다. 또한 흑산도배 취항을 위해서도 접안시설 정비사업으로 6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특히 항로 개설에 따라 우수영항을 이용할 수 없게 된 어민들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체 어항까지 마련한 상태다.

하지만 우수영~흑산도간 항로는 운항이 중단된 지 3년이 넘었으며, 우수영~제주간 항로는 우수영~추자도~제주 간 항로로 변경돼 운항 중이다.

특히 우수영~추자도~제주 간 항로를 운항 중인 씨월드고속훼리(주)는 진도~추자~제주 항로를 오는 2022년 3월 새롭게 취항할 예정이어서 우수영 항로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선사 측은 진도 항로를 취항해도 우수영 항로를 계속해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우수영~추자~제주 간 항로마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씨월드고속훼리는 진도~추자~제주 항로에는 여객 700명, 차량 79대 등을 승선시킬 수 있는 3500톤급 쾌속카페리를 오는 2022년 3월 취항할 예정으로 직항운항 시 1시간30분에 주파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우수영 항로에 투입 중인 퀸스타2호는 여객 444명 규모로 차량은 승선할 수 없고 35노트 속도로 추자도를 경유, 제주도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운항은 우수영에서 오후 2시30분 출발, 제주도에서 오전 9시30분 출발한다.

씨월드고속훼리(주) 관계자는 "진도에서 새로운 항로를 취항하더라도 다양한 시간대 운영을 위한 대책인 만큼 우수영 항로는 계속해 유지할 계획이다"고 답했다.

우수영~추자~제주 항로를 이용해 제주도에 도착하면 오후 5시30분 정도가 되다보니 해남군민들마저 오전에 출항하는 완도 등 타 지역 제주 뱃길을 더 선호하고 있어 출항 시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우수영~추자~제주 뱃길은 사실상 육지 관광객의 제주 이용보다 추자 주민들의 제주 이용으로 수익을 거두는 실정이다 보니 출항시간 조정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씨월드고속훼리(주) 관계자는 "추자도 주민들의 생활권이 예전 목포였지만 지금은 제주로 바뀌었고, 목포에서 오전에 취항하는 여객선을 운항하고 있다보니 우수영항로는 오후대로 변경해 운영 중에 있다"며 "우수영 탑승객만 보면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로, 추자 이용객들이 있어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해남군이 의욕적으로 우수영항 뱃길을 추진한 가운데 기존에 운항하던 선사들마저 우수영항을 떠나고 있지만 군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에서 뱃길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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