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복원 사업 입장 엇갈려
군, 최대한 합의점 찾아 결정

해남군이 대흥사 숲길의 아스콘포장을 걷어내고 옛 산사길(황토길)로 복원할 계획인 가운데 숲길로 차량을 다니게 할지 여부가 사업방향의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전남도와 해남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대흥사 권역에 전국 최초로 길 정원과 개울 정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구간은 대흥사 입구 매표소부터 주차장 인근까지 2.1㎞ 구간으로 오는 2023년까지 120억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군은 이를 위해 두륜산 권역 길 정원 조성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했으며, 용역사는 산사길을 차가 다니지 않는 황톳길로 복원하고 인근에 길 정원과 개울 정원을 가꾸는 한편 매표소 뒤편 레이크하우스 인근부터 대흥사까지 긴급차량 등 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를 새롭게 개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임도를 개설한다는데 반대 의견이 제기되면서 난관에 부딪힌 군은 아직까지 사업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은 지난 주 대흥사와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주장이 상충돼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업부지 소유자인 대흥사는 대흥사 숲길로는 차량이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옛 산사길을 복원하고, 차량들이 우회해 들어올 수 있는 임도가 개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임도를 개설하면서 기존의 전기와 통신을 지중화하고 대흥사까지 상수관로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임도를 개설하면 대흥사 숲을 훼손하게 되는 만큼 숲길은 기존과 같이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숲길 주변으로 길 정원 등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륜산 권역 길 정원 조성 기본구상 용역 보고회에서도 임도 개설로 인한 환경파괴 우려가 제기됐지만 용역사와 군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한 임도 개설 방향을 설명했었다.

군 관계자는 "임도 개설에 대한 의견이 달라 아직 사업방향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두르지 않고 최대한 합의점을 찾아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용역을 맡았던 (주)도화엔지니어링은 두륜산 길 정원 조성 개발 방향에 대해 천년고찰 대흥사의 역사와 불교의 문화 이야기가 있는 테마공원 조성, 두륜산의 자연자원인 편백나무 군락 등과 계곡을 활용한 산림문화공간 조성, 어린이·청소년·가족 등의 관광객을 위한 체험시설 도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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