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물차·관광버스 밤샘주차 몸살

 
 

인체 유해한 도로공사 유화제 방치

 
 

우슬체육공원 아래 해남터널 인근에 있는 해남광장이 대형화물차와 관광버스들의 밤샘주차는 물론 도로 포장공사 때 사용하는 유화제를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방치하는 장소로 전락되며 시민 휴게 공간이 아닌 무법천지 공간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에 찾은 해남광장. 대형화물차와 관광버스 20여 대가 소형차 공간 2~3면을 차지하며 줄지어 주차돼 있다.

특히 체육공원으로 가는 계단과 화장실, 각종 기념비 등 사람의 왕래가 잦고 편의시설과 추모공간이 자리한 앞쪽에 대형차가 모두 점령하고 있어 미관을 해치고 사고위험이 있는데다 심지어 일부 대형차는 가로로 길게 주차하는 모습까지 연출하고 있다.

게다가 주차장 인근에는 '유화 아스팔트'라고 적힌 의문의 드럼통 12개가 방치된 채로 놓여있다. 특히 이 드럼통 겉에는 '피부에 자극을 일으킴, 암을 일으킬 것으로 의심됨' 이라는 유해문구까지 적혀있다.

유화아스팔트는 도로포장을 할 때 아스콘과 바닥이 잘 붙게 하는 일종의 도로용 접착제 역할을 하는 유화제로 공공장소에 아무런 안내판이나 안전조치 없이 버젓이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남군은 어쩔 수 없고 몰랐다는 입장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밤샘주차와 관련해 민원이 있었지만 이 곳을 단속할 경우 이 차들이 해남읍내로 들어오는 풍선효과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며 유화아스팔트가 방치돼 있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행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가 사업용 화물차를 밤샘주차할 경우에는 해당 운송사업자의 차고지나 공영차고지, 화물자동차 휴게소와 화물터미널 등에 주차'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5일 이상 영업정지나 10만~20만원의 과징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화물차 기사들은 해남읍에 화물차 공영차고지가 없고 회사에서 차고지를 마련해 주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인데 이를 단속해야 할 행정기관은 인력 부족과 단속의 어려움을 들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유화아스팔트는 더 문제이다.

문제를 일으킨 광주의 도로포장 업체 관계자는 "광주에서 해남을 오가며 도로포장을 하는데 유화제가 남았고 드럼통이 너무 무거워 도로는 위험할 것 같아 이 곳에 임시보관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남군의 동의나 허가도 받지 않은데다 다시 쓰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상 쓰고 남은 일종의 폐기물을, 그것도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공공장소에 쌓아둔 것 자체가 안전 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해남군은 문제가 커지자 업체 측에 곧바로 드럼통을 치우도록 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관리감독 강화와 밤샘주차 단속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군민들의 안전과 편의가 무시되고 있는 처사에 민원이 제기된 뒤 뒷수습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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