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달도섬서 물때 놓쳐 2명 익사
방석·무거운 통 등 사고원인 추정

바지락을 캐려다 물때를 놓쳐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어둡고 기상상태가 나쁜 상황에서 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한 것이어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8시 20분쯤 산이면 금호마을 금호방조제 인근 달도섬에서 70대와 80대 여성 두 명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 이들은 금호마을이 아닌 인근 다른 마을 주민들로 지인 3명과 함께 바지락을 캐러 들어갔다가 물때를 놓쳐 변을 당한 것.

달도섬은 금호방조제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물이 갈라지는데 이들은 당시 비바람이 불어 깜깜한데다 조류가 빠른 상태에서 머리에 헤드라이트를 쓰고 섬 쪽으로 바지락을 잡으러 간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기상 상황에서 한 명이 길을 잘못 들어 육지 쪽으로 나오지 않고 바다 쪽으로 가다 빠졌고 다른 한 명이 구하려다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바지락을 캘 때 보통 방석과 바지락을 담는 통을 함께 가지고 가는데 바지락을 담으면 무게가 10~20kg 가까이 돼 어두운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중 사고의 또 다른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곳은 바지락 채취 허가지역이 아닌 곳으로 입구에 '들어가지 말고 허가구역이 아니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바지락이 나온다고 소문이 나면서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방조제에 차량을 주차하고 섬으로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마을 장명식 이장은 "원래 그 시간은 깜깜한데다 물때를 봤을 때 들어가면 안 되는 시간이었는데 바지락을 캐려는 욕심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허가받지 않은 곳이나 물때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 특히 기상여건이 나쁜 상황에서는 바지락을 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남군과 금호마을 측은 재발방지를 위해 금호방조제 쪽에서 주차단속을 실시해 바지락 캐기와 낚시 등을 막고 마을 자체 방범대를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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