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휩쓸어버린 요즘 시대를 우리는 뉴노멀 시대라고도 부른다. 안 그래도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이 비대면 사회가 되면서 VR 콘서트, 스포츠 직캠 중계와 같이 최첨단 기술이 우리 곁으로 더 빨리 다가오는 듯하다.

요새 트롯이 일부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힙합과 아이돌 음악이 음악차트 상위권을 이루는 가운데 반가운 그룹이 눈길을 끈다. 가수 이효리와 비가 유재석과 만나 90년대 여름 댄스 음악을 들고 나왔다. 마흔이 넘은 스타들이 너무도 변해버린 여름 음악시장을 겨냥한 것이 쉽지 않은 도전 같아 보였다. 물론 예능 프로를 통해 이슈를 끌기도 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음악은 철저히 예전 댄스 느낌이고 뮤직비디오에서도 당시 패션을 보여준다. 하지만 통했다. 그룹 '싹쓰리'는 데뷔 직후 실시간 검색어와 음원차트 순위를 모두 갈아치운 데 이어 클립 영상은 5일 만에 5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여기서 주목할 건 대중의 반응이다. '이 노래 들으면 이상하게 눈물이 나', '나도 젊고 빛나던 시절이 있었지', '나도 저렇게 질질 끌리는 힙합바지 입었었지' 하는 뭔가 찡한 감상평이 많다. 예전 친구와 바닷가에서 같은 꿈을 꾸었던 기억을 노래한 가사 내용이 뭉클함으로 다가갔을까. 지금은 빡빡한 일정에 자신을 잊고 살다가 이 노래로 인해 각자의 추억을 떠올린 게 아닐까 싶다. 멀리 떨어진 친구를 찾아가 만나기도 조심스러운 요즘에 이렇듯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관통한 유재석, 비, 이효리가 뭉친 그룹 '싹쓰리'는 시청률까지 사로잡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세상 참 좋아졌다. 오늘 아침 핸드폰을 보니 세계 최대 포털사이트인 구글 포토에서 2014년 여름,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을 소환해줬다. 모래 위 이름을 새겨 넣고 바닷물에 흠뻑 젖어 뒹굴던 그때. 대학을 졸업하고 서른이 넘어 다시 만난 친구들과 밤새 잔을 기울이며 나눴던 얘기들.

친구들아, 다시 한번 모일까? 다시 여기 바닷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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