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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중] 자율과 민주적인 학교 문화! 8년차 혁신학교의 '품격'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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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7  15: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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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새로 설치된 농구장에서 전교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과학동아리 학생들이 과학실에서 친환경 주방세제 만들기 실습을 하고 있다.
   
▲ 지난해 11월 열린 4개 학교 연합축제에서 화산중 학생들이 치어리딩을 선보이고 있다.
   
▲ 기술가정실에서 학생들이 실습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은 학교가 아닌 혁신학교

넓은 황토 들녘과 남해의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화산중학교는 전남혁신학교이다. 그것도 올해가 8년 차이다. 해남 면단위 중학교에서는 유일하다.

혁신학교는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강조하는 새로운 학교 형태로 해마다 도교육청에서 수천만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교사와 학생들 의견이 중심이 되고 학생들을 위한 다양하고 특성화된 맞춤형 교육이 이뤄진다.

화산중에서는 학교의 모든 사안이 교직원 협의회를 통해 이뤄진다. 매주 한 차례씩 열리는데 교사와 행정실장, 교무행정사까지 10여명이 참여한다.

전교생은 매달 한 차례씩 다모임(학생자치회)을 연다. 다모임을 통해 과학실 온수기 설치, 청소시간에 노래틀기, 화장이나 장신구 착용 허용 등의 문제를 논의하고 학교에 건의한다. 학생들 의견은 교직원 협의회에서 안건으로 제시되고 비교육적인 내용 외 거의 모든 안건은 그대로 반영돼 시행된다.

교복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물어 6년 전부터 입지 않고 있다. 학생 수가 적다보니(현재 전교생 13명) 화산중만의 교복을 디자인하고 주문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이다.

대신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체험학습이나 동아리활동, 방과후 학교 등 활동별로 학생들에게 1인당 다섯 벌의 단체복을 제공하고 있다.

화산중은 시험이 없다. 과정 중심의 수행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해 아침에는 과일과 견과류, 빵 등이 제공된다. 체험학습과 수학여행, 수련활동 등 모든 활동과 행사에서도 자부담 없이 학교 비용으로만 진행된다.

그래서 화산중학교는 '작은 학교'가 아니라 '혁신학교'이다.

학생 중심, 모두를 위한 맞춤형 교육

지난 20일 방문한 화산중학교. 올해 시설 현대화사업으로 새롭게 단장한 기술가정실에서 2학년 학생들이 '나만의 가방 만들기'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오리고 붙이고 다리미로 가열해서 가방에 큐빅 등 장식을 붙이는 실습을 해봤는데 남학생들도 어색해 하지 않고 곧잘 모양을 냈다.

기술가정실은 천장에서 위아래로 내려오는 콘센트가 설치돼 있고 싱크대는 물론 세탁기와 건조기, 인덕션 등 다양한 전자제품과 공구 제품 등을 갖추고 있다. 이 곳에서 학생들은 바느질부터 요리, 마스크 만들기, 기술조립, 자동차 모형 만들기 등 남녀 구분 없이 실생활과 관련된 수업을 받고 있다.

과학실에서는 과학동아리 학생들의 수업이 펼쳐졌다. 이날은 친환경 주방세제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실습했는데 스테인리스 비커에 정제수, 탄산수소 나트륨, 구연산을 넣고 주걱으로 저어주며 녹이는 작업을 척척 진행했다.

학생들이 만든 친환경 주방세제와 손 소독제, 핸드 워시 제품은 학부모와 학교 방문객에게 선물용과 홍보용으로 전달하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차동훈(2) 학생은 "수의사가 꿈인데 과학동아리 활동을 통해 탐구력과 창의력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화산중학교 학생들은 치어리딩(응원 율동)도 한다. 공중돌기 등 화려한 안무는 아니지만 기본 스텝이나 가벼운 동작을 바탕으로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지난해에는 인근 학교들과의 연합축제와 학교 축제 때 선을 보여 큰 환호성과 박수를 받았다.

서정산 체육교사는 "학생 수가 적어 팀을 이뤄 할 수 있는 스포츠가 한정되다 보니 전체가 참여해 멋진 공연을 할 수 있는 치어리딩을 생각하게 됐다"며 "치어리딩 유니폼을 빌리는 비용이 비싸 행사 때 말고는 평상복으로 진행하지만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공연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 고 말했다.

김민지(3년) 학생은 "다 같이 동작을 맞춰보고 못하는 부분은 서로 가르쳐주고 격려하며 협동심은 물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산중은 또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낸 아이디어와 학생회가 주도한 프로그램으로 성문화 개선, 세월호 추모, 5·18 기념, 환경보전교육, 봉사활동, 테마여행 등을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또 국어 시간에 세월호 추모 글쓰기 를 하면 음악 시간에 세월호 노래 배우기를 하는 등 교과통합프로젝트나 교과연계 체험활동을 펴며 자율 속에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마을과 지역사회 연계 중요시

3학년 김민지 학생과 어머니 문희정(41) 씨는 화산중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엄마와 딸이 2대에 걸쳐 화산중에 다니고 있다.

문희정 씨는 "나를 가르쳤던 사회과목 선생님이 지금은 우리 딸을 가르치고 있어 셋이 유별난 인연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다닐 때는 학생 수가 400명이나 됐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가족의 추억과 인생이 깃든 곳이다"고 말했다.

총동문회에서는 후배들을 위해 해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방학 전날에 해마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뒤뜰야영'을 실시하고 있고 가족들이 함께 연안정화활동에 참여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학생들은 마을회관을 방문해 재능기부 공연을 펼치며 마을과 하나가 되고 있다.

학교 측은 올해 학기 말에 화산초등학교와 공동으로 화산초에서 학부모와 마을주민들을 초청해 마을 잔치 형식으로 성과발표회도 열 계획이다.

박경자 교장은 "작은 학교라 교직원이나 학생들 모두 오히려 하고 싶은 것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학교가 지역의 구심점으로써 문화의 중심지요, 마을공동체의 터전이 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학교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1952년 문을 연 화산중학교는 윤재갑 국회의원과 명현관 해남군수, 윤영일 전 국회의원, 최재천 변호사 등이 졸업한 명문 학교이다.

1층 로비와 교장실에는 '화산중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전교생 13명의 사진과 함께 그들의 꿈과 좌우명, 꼭 해보고 싶은 다섯 가지를 적은 판넬이 걸려있다. 자녀처럼 소중한 학생들을 학교의 주인공으로 여기고 이들을 항상 곁에 두고 바라보며 학교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알리고자 하는 교직원들의 교육 철학이 담겨 있다.

본관 건물 3층 외벽에는 '전자시계'가 설치돼 있다. 학생들과 학교 측 요청에 따라 총동문회에서 260만원을 들여 기증했다. 전자시계가 설치된 것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교육활동을 하다 시간이 몇 시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소박한 이유에서이다.

'화산중 아이들'과 '전자시계'는 화산중의 가장 값진 상징물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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