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황스님(염불선 수도도량 광보사)

 
 

'얕은 개울물은 소리 내어 흐르고 깊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 찬 것은 조용하다. 어리석은 자는 물이 반쯤 찬 항아리와 같고 지혜로운 자는 물이 가득찬 연못과 같다.' <숫타니파타(Suttanipata)>가득 찬 것은 소리를 내지 않듯, 내면이 꽉 찬 사람은 침묵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애써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고 다만 행동으로 보여줄 뿐이다. 꽉 찬 사람은 자신 스스로 이미 충만하기 때문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남에게 잘 보이려 애쓸 것도 없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행동하지도 않으며, 말로써 자신을 포장하려 들 것도 없다.

그에게 침묵은 그 어떤 말보다도 우렁찬 천둥과 같다. 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드러내고자 애쓴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대로 자신의 부족한 속내를 내놓을 뿐이다. 말이 없는 사람은 침묵 가운데에서 자신의 빛을 한없이 드러내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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