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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평중] 얼씨구~ 예술감성! 인성과 배움의 즐거움을 깨우치다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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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0  12: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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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해바라기 벽화가 그려진 계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물놀이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사물놀이부.
   
▲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밴드부.
   
▲ 지난해 북평 농민단체 송년의 밤 행사에서 사물놀이부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예술이 예술되는 학교

'아침을 여는 저 물굽이 같이/먼동 트는 새벽빛 그 고운 물살로/굽이치며 달려오세요.'

두륜산과 달마산을 옆에 두고 바다를 접하고 있는 북평중학교. 학교 입구에는 김용택 시인의 '다시 설레는 봄날에'라는 시 구절에서 따온 글귀가 아침마다 학생들을 맞이한다. 운동장에서 교실로 향하는 중앙계단에는 해바라기 벽화가 그려져 있고 학교 건물 옆에도 학생들의 꿈과 추억을 담은 벽화가 눈에 띈다.

지난 13일 오후 방과후 수업이 한창인 북평중에서는 사물놀이와 밴드 소리가 학교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미술부 학생들은 그 소리를 배경삼아 인물화와 만화캐릭터 그리기 수업을 진행했다.

북평중에서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1주일에 4시간씩 예술동아리 중심의 감성교육(방과후 학교)이 실시된다. 사물패 '천둥소리'와 밴드부 '북밴'(북평중 밴드), 그리고 미술부는 학교의 자랑이요, 희망이기도 하다.

전교생이 3개의 동아리 중 하나에 가입해 실력을 갈고 닦고 마을 행사나 축제 등에 재능을 기부하며 배움의 즐거움과 나눔의 기쁨을 함께 한다.

특히 10여 년 전통의 사물놀이부는 꽹과리·북·장구·징 네 가지 타악기 외에 태평소와 모듬북까지 선보여 완성도를 높이면서 북평 용줄다리기 행사나 마을 경로잔치, 지역 행사장에서 공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또 북평중 졸업생들로 국악 전공의 길을 걷고 있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풍물굿패 해원을 만들어 해남의 또 다른 자원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박솔이(3년) 학생은 "입학식 때 선배들이 사물놀이 공연을 하는 모습에 매료돼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고 공연을 할 때마다 많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와 사물놀이부라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밴드부는 지난해 처음 만들어졌지만 끼와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다. 여학생이 드럼을 치고 보컬도 두 명이어서 학교 축제 때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예은(3년) 학생은 "드럼이 멋있어서 밴드부에 지원했는데 치다보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배우는 즐거움이 크다"며 "방송작가가 꿈이지만 계속 취미로 이어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북평중은 사물놀이와 밴드부 등 학생 음악 동아리를 대상으로 여름에 집중 훈련 캠프인 '여름 음악캠프'도 열고 있다. 4~5일 동안 집중해서 수업과 개인 연습활동을 실시하고 마지막 날에는 발표회를 여는데 졸업생들이 캠프에 찾아와 후배들을 지도해주면서 선후배간 우정을 뽐내기도 한다.

1대 1 맞춤 교육, 학생을 먼저 생각

지난 13일 학교에서는 교사들을 상대로 1학년 학생들에 대한 학습전략검사 결과와 차후 교육방법을 주제로 한 전문컨설팅 업체의 설명회가 열렸다.

지난 1952년 개교한 북평중은 한때 학급 수가 24학급에 달했지만 지금은 전교생이 3학급에 35명이다. 그렇지만 작은 학교라서 강점이 더 많다. 예술감성교육은 물론이고 북평중에서는 학습전력검사를 통한 1대 1 맞춤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전문기관에 의뢰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의집중능력이나 학습방식, 정서적 문제 등에 대해 개인별 검사를 실시한 뒤 학습부진요소를 파악하고 자기주도적 학습 설계를 도우며 특성이 비슷한 학생들을 소그룹으로 묶거나 1대 1 학습 지도에 나서고 있다. 경쟁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자존감과 인권 감수성을 키우고 맞춤형 학습으로 기초기본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예술감성과 학생 개개인을 우선하는 교육철학은 2016년부터 3년 동안 교육부의 농어촌 거점별 우수중학교 선정과 해남군의 장학기금 사업으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동아리실 마련과 방음벽 설치, 교실 전자칠판, 무선인터넷 지원, 천연잔디와 농구장, 스탠드 건설 등 학교 시설 현대화와 프로그램 내실화 등으로 확대됐다.

지역사회와 연계하며 키우는 꿈

용줄을 당기고 밀면서 한해 풍어와 풍년을 기원하는 500년 전통의 민속놀이인 용줄다리기는 북평의 자랑이다. 해마다 축제가 계속되며 최근까지 북평중에서 축제 한마당이 펼쳐졌고 재작년부터 북평힐링공원에서 열리고 있는데 북평중 학생들은 깃발을 들고 나가 축제에 참여하고 사물놀이 등 한바탕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북평중은 또 마을과 함께하는 학교를 내세우며 미황사 템플스테이와 달마고도 걷기 등 지역문화 체험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문화해설사와 마을주민을 강사로 초빙해 이진성과 해월루, 5일장 등 학교 주변 마을을 탐사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또 1년에 두 차례 학교 주변 갯벌을 체험하고 마을을 탐사하며 쓰레기 줍기 등 봉사활동을 펴기도 한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는 지역사회의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평중 밴드부 강사는 학부모가 맡고 있고 북평면 주민자치위원회는 해남교육지원청의 마을학교인 질갱이 마을학교를 운영하며 북평용줄다리기와 벽화 등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북평중 동문과 학부모, 지역사회는 또 매년 졸업생과 신입생 전체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북평면이장단은 이장회의 수당 등을 모아 해마다 장학금을 학교에 전달하고 있다.

정권율 교장은 "학교는 지역과 연계하고 교육과정으로 마을을 담고, 지역은 마을교육공동체로 학교를 품고 있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삶을 배우며 성장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과 지역사회의 후배 사랑과 학교 사랑은 또 다른 장학금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졸업생을 포함한 학부모 5명은 수년 전부터 달마다 1만원씩을 모아 학교발전기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조상인 전 학교운영위원장은 "좋은 조건에서 학생들이 편하게 학교를 다녔으면 하는 생각에서 학부모들이 자율적으로 나서 시작하게 됐고 앞으로 기금을 더 모아 학생들을 해외로 수학여행 보내는데 쓸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북평중장학회가 기부한 돈까지 합쳐 이 장학금은 530만원이 넘게 모아졌다.

학생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사랑은 달마다 이렇게 쌓여가고 있고 그들은 이 장학금을 '만원의 행복'이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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