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목현(광주광역시 민주인권평화국장)

 
 

최근 국가대표 운동선수가 감독과 선배 선수 코치진의 가혹행위로 아까운 목숨을 버렸고, 2022년 대통령 선거 유력 후보 중 한 사람으로 서울시장 임기가 2년 남은 박원순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2000년대에 들어서 우리사회에서 유명인의 자살이 현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2003년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 안상영 부산시장, 2004년 한강에서 투신한 박태영 전남지사의 죽음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이 자살로 유명을 달리하였다. 특히 2009년 노무현 대통령 투신자살은 많은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우리나라의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연간 약 29.1명(2012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으로 계산해 보면 약 33분마다 한 명씩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이 자살에 이르기까지 자살에 대한 생각과 자살 시도를 거쳐 자살을 감행하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한 사람이 자살하기까지 24명이 자살시도를 하고 그 이전에 약 750명이 자살에 대한 생각에 빠진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매년 500만 명이 자살을 생각하고, 200만 명이 자살을 계획하고, 15만~30만 명이 자살을 시도하여 1만5000명의 자살 사망자가 발생한다. 이러한 수치는 우리나라 전 국민의 10분의 1이 자살을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실로 엄청난 수치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압축 성장에 따른 사회적 폐해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한국사회의 압축 성장에서 야기된 사회적 폐해의 결과다. 한국은 1960년대 이래 30년 동안에 서구의 300년을 압축해 따라갔다. 1960년 80달러에 불과했던 국민소득이 3만 달러로 300배 이상 상승했고 그만큼 생활환경이 급변했다.

짧은 시간에 성장하는 만큼 사회 작동 시스템은 성숙하지 못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드러났다. 맨 먼저 나타난 것은 1970년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라고 외치며 분신자살한 전태일 열사였다. 그 이후 수많은 사회 현장에서 발생하는 시위와 쟁의, 분신과 투신이 지속되었다.

사회는 도시화로 인한 집단 이기주의가 확산되고, 신분 상승을 위한 교육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새로운 계급의 출현, '사회적 약자'라는 명사가 대두하고, 이혼율 증가, 소득양극화, 실업률 증가 등 압축성장의 대가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뒤늦게 치르고 있는 것이다.

반면 긍정적인 사회변화도 있다. 민주주의의 발전과 여성인권과 어린이, 노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상승, 사회적 차별 철폐, 국민적 인권감수성 고취 등 사회전반에 걸쳐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자살은 '가장 강렬한 삶에의 갈망'

작가 이외수는 자살에 대해 '가장 강렬한 삶에의 갈망' 이라고 정의했다. '삶의 강한 열정'이 '죽음'이라는 빗나간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인간은 그가 속한 국가와 사회의 소산으로 역사이며 자산이다.

따라서 자살은 어느 개인의 책임이라기보다는 국가와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랑으로 서로가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고귀한 생명이 값없이 손실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국민 모두가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의 행복과 사랑을 누리도록 협력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인간 개인 모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로 스스로 생을 마감해서는 안 된다. 생명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며, 자신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참으로 소중한 우리 모두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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