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권유로 해남으로 귀농
올해 금화규 재배·가공에 도전

▲ 귀농 4년차인 기선희 씨가 올해 처음 심은 금화규 꽃을 수확하고 있다.
▲ 귀농 4년차인 기선희 씨가 올해 처음 심은 금화규 꽃을 수확하고 있다.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부모님 권유로 어머니의 고향인 해남으로 귀농한 기선희(39) 씨는 주작목으로 부추를 재배하다 올해부터는 금화규를 재배해 가공까지 준비하고 있다.

기 씨는 귀농하기 이전에 어머니 이유단(61) 씨의 고향인 마산면을 가끔 찾아 농촌생활을 접했다. 인천에서는 세무관련 직장에서 근무하며 귀농은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함께 살던 어머니가 귀농을 권유해 고민 끝에 2016년 옥천면 용산리에 부모님과 함께 내려왔다.

기 씨는 "1년 정도 고민을 많이 했다. 외가에 놀러오면 농사의 어려움을 봤기 때문에 더욱 고민했던 것 같다"며 "부모님이 귀농하시면 인천에서 혼자 살아야하는데 떨어져 지내는 것보다 함께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귀농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처음 내려와서 1년간은 귀농관련 교육을 받는데 매진하다 부추농사를 시작했다.

300평으로 시작했던 부추는 450평의 하우스로 늘렸고 연중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생산량의 30%는 직거래로 판매하고, 70%는 광주 공판장에 출하하고 있다.

기 씨는 "땀 흘려 기른 부추를 공판장에 내놨지만 한 박스에 2000원에 팔리는 것을 보면 허탈하다"며 "수입은 인천에 있을 때보다 크게 줄었지만 노력해서 키운 농산물을 사람들이 알아줬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동안 배추, 파, 마늘, 양파, 더덕, 감자를 비롯해 다양한 작물에 도전하면서 큰 성과를 얻진 못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자신에게 맞는 작목을 찾기 위해 갖은 시행착오를 겪고 올해는 금화규에 도전하고 있다.

옆집에서 받은 금화규 꽃을 어머니가 세수할 때마다 물에 넣어 사용했더니 농사일로 상했던 피부가 맑아지고 피부 결도 좋아진 것을 보고 가공 판매하면 기능성 작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여 생산과 가공에 나서고 있다.

금화규는 식물성 콜라겐이 풍부해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고 팔미트산, 고시페틴, 올레인산, 베타인, 리놀렌산 등의 성분이 다량 함유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기 씨는 "금화규 꽃을 물에 넣으면 꽃이 녹으면서 물 위로 콜라겐 층이 형성돼 세수를 하는 것만으로도 피부미용에 큰 효과가 있다"며 "이제야 나에게 맞는 작물을 찾은 것 같다. 아직 금화규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생산과 가공까지 진행해 분말과 차 등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금화규 사업을 준비하면서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따는 모습같이 꽃을 따는 모습이 그려져 마을사업으로 주민들이 함께 하는 풍경도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기능성 식물로 농촌의 새로운 소득 작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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