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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초] 운동장 앞이 해변… '바다'같은 넓은 꿈 키우는 아이들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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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07  15: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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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학교 앞 송호해수욕장에서 사진에 추억을 담고 있다.
   
▲ 유치원생과 1학년 학생들이 바이올린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있다.
   
▲ 운동장 스탠드에 벽화를 그리고 있는 학생들.
   
▲ 학생들이 블루베리 화분에서 열매따기 체험을 하고 있다.

야외 교실·특색 프로그램 눈길

바다 내음과 파도 소리, 소나무와 모래사장.

여름철 휴양지 같은 송호초등학교.

운동장 앞에 송호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보니 이 같은 환경에 어울리는 특색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송호초는 계절마다 어울림 주간을 운영하며 문화유산답사와 캠핑, 진로체험 등에 나서고 있는데 특히 여름에는 캠핑활동과 야영수련활동을 즐긴다. 인근 땅끝오토캠핑장 등에서 1박 2일로 캠핑을 하며 자연과 해변을 벗 삼아 서로 어울리고 뛰놀며 자연과 바다의 인성을 배운다.

바로 앞이 해변이다 보니 학교 체육관에 텐트를 치고 바다를 배경으로 운동장에서 물총놀이를 해도 된다. 수생식물과 바다를 관찰하는 자연탐사활동도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백사장을 걸으며 해변의 아름다움을 즐긴다.

다른 학교는 강사를 초청하고 재료를 준비해서 모래를 이용한 '샌드 아트' 수업을 하지만 송호초 학생들은 송호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자연의 재료로 모래놀이와 '샌드 아트'를 펼친다. 그리고 인근 땅끝까지 걸어서 자연탐사활동도 펼친다.

지난달 30일 학교 체육관에서는 전문강사를 초청해 절하는 법부터 차 마시는 예절까지 배우는 '찾아오는 다도교실'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송호초는 이와 함께 매주 화요일 아침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학년별로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한데 모여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다담교실'을 열고 있다.

이른바 찻상머리 교육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정서적 안정과 어울림의 시간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박현승(6년) 학생은 "눈으로 차색을 보고 코로 향을 맡으며 입으로 맛을 느끼는 등 잘 알지 못했던 다도예절은 물론 바르게 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유치원생도 소중한 우리 아이

지난 1954년 송지초등학교 송호분교장으로 개교한 송호초는 1963년 송호국민학교로 승격하고 통호분교장 통폐합 등을 거쳐 올해 2월 57회 졸업생을 포함해 지금까지 155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전교생이 34명이지만 유치원의 경우 원생이 4명에서 올해 2명이 늘었고 한 명이 추가로 늘 예정이다. 유치원생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어린 원생까지 배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유치원 교실에서는 1학년 2명과 유치원생 4명이 모여 바이올린 수업을 함께 했다. 자신의 상체만한 바이올린을 들기도 불편하고 소리를 내기도 어렵지만 신기하면서도 재밌는 악기에 아이들은 마냥 빠져들었다.

김승미 유치원 담임교사는 "유치원 아이들을 위해 암벽 타기 시설이나 교구, 교재를 확충하고 장구와 바이올린 등 예능프로그램을 신설해 도시 못지않은 시설과 문화프로그램에 학부모들이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에는 전남도교육청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과학실 현대화도 이루게 됐다. 단순히 실험만 하는 과학실이 아니라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하고 실험을 하고 결과까지 공유하는 창의융합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교사·학부모·지역사회의 공동 배움터

송호초에는 텃밭 외에도 교실 입구 마당에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로 블루베리 나무 화분이 하나씩 마련돼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가꾸고 열매를 따서 맛을 보고 집으로 가져가기도 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연을 배우고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최유민(3년) 학생은 "블루베리 익은 것만 따봤는데요. 열매를 따는 게 재밌어요"라고 말했다.

학교 교정에는 동백나무 수십 그루가 심어져 있다. 20년 전 김유복 학부모회 회장을 비롯한 학부모들이 당시 허허벌판인 교정을 가꾸기 위해 인근 흑일도에서 주민들의 동의를 얻고 동백나무를 옮겨 심었다.

학교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도 눈에 띈다. 지난 1983년 향우 14명이 돈을 모아 동상을 세우고 학교에 기증을 한 것인데 학생들에게는 이 또한 자부심이 되고 있다.

김민규(3년) 학생은 "동상에 '김정섭'이라고 쓰인 분이 바로 우리 할아버지"라며 어깨를 으쓱한다.

학생들은 그런 학교와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의 관심에 응답하듯 지난해 학교 운동장 스탠드에 벽화를 그렸다.

송호초는 앞으로 마을과 학교의 연대를 바탕으로 지역민이 함께하는 송호어울림 한마당과 학부모와 함께하는 신바람 교육 등을 통해 송호마을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송호해수욕장과 경로당, 마을회관 등을 돌며 학생들이 작은 음악회를 열고 봉사활동을 하는 어울림문화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송호초는 이렇듯 모두가 만들어가고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 배움터가 되고 있다.

배정옥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맘껏 뛰어놀고 푸른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특색있는 프로그램과 아기자기한 공간 제공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중략) 반듯한 길이 싫다고/화려한 조명이 싫다고/반딧불이/어둠속을 아무렇게나 날던 곳/그 곳이 내 고향 송호리이었다/모깃불 피운 평상에 둘러앉은 가족들/군 감자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 나눌 때/어둠속 저 편 별빛/부러워 몰래 엿보며 내려다보던 곳 (중략) 바람과/시간과/구름이 머물던 곳/송호리 내 고향은 거기에 있었다/언제나/늘/그렇게 있었다.

수필가이기도 한 주현진 시인은 송호리가 고향으로 송호초의 초기 때인 송호분교장을 다니기도 했다. 이 시는 고향을 그리며 주현진(75) 시인이 지은 '내 고향 송호리'이다. 아름다운 풍광에 자연스럽게 밴 문화적 소양이 지금의 자신을 탄생시켰다고 그는 말한다. 

송호초 1회 졸업생인 용상배 씨는 "나 때는 말이야, 20리(8km) 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녔는데 하도 멀어서 가다가 가기 싫으면 안가기도 했지, 우리 후배들이 송호리의 자연환경을 보면서 더 크고 더 푸른 꿈들을 키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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