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발의 조례 역대 최다 

영상녹화·업무추진비 공개 
첫 의원 연구단체 활동 

과도한 발의·선심성 남발 우려
스스로 상임위 무용론 만들어
생중계·공약 이행 남은 숙제 

 

제8대 해남군의회가 출범한 지 2년을 마치며 반환점을 맞고 있다. 지방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대의기관으로 집행부와 유착해 '묻지마식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부터 과도하게 간섭해 집행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적절한 수준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시되고 있다.

제8대 군의회는 업무추진비의 자발적인 공개를 통해 의회 운영의 투명성을 높였으며 의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첫 의원 연구단체 구성·운영, 역대 가장 많은 의원 발의 조례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8대 군의회는 전반기 의장단 구성에서 이순이 의장이 선출되며 첫 여성의장이 탄생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순이(라선거구) 의장을 비롯해 김종숙(가선거구) 의원은 지역구 선거에서, 민경매(더불어민주당)·송순례(민주평화당) 의원은 각각 비례의원 선거에서 당선되는 등 11명의 전체 의원 중 여성의원이 36%에 달하고 있다. 김종숙 의원은 총무위원장을 맡고 있어 5명의 의장단 중 40%가 여성의원이다.

 
 

8대 군의회는 역대 군의회 중 가장 활발히 의원 발의 조례 제·개정을 펼쳤다. 2년여간 11명의 의원은 총 106건의 조례를 발의해 평균 9.6건의 발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8대 군의회에서 가장 많은 조례를 발의한 의원은 서해근 의원으로 22건의 조례 제·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서 의원은 해남군 어촌계 지원 육성에 관한 조례안과 해남군 빈 건축물 정비에 관한 조례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박종부 의원은 해남군 유기동물 보호에 관한 조례안과 해남군 교복지원 조례안 등 17건을, 김종숙 의원은 해남군 먹거리 기본 조례안과 해남군 웰다잉 문화조성에 관한 조례안 등 14건을, 이정확 의원은 해남군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 조례안과 해남군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안 등 10건을 대표 발의했다.

박상정 의원은 읍면 교육문화체육청소년센터 설립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해남군 장애인가정 출산지원금 지원 조례안 등 8건을, 이성옥 의원은 아열대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과 해남군 횡단보도 야간 보행자 안전을 위한 투광기 설치 조례안 등 8건을, 민경매 의원은 해남군 예산절감 및 예산낭비 사례공개 등에 관한 조례안과 해남군의회 어린이·청소년 의회교실 운영에 관한 조례안 등 8건을 대표 발의했다.

이순이 의원은 해남군 119나르미선 등의 운항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해남군 지역보건의료사업의 업무대행에 관한 조례안 등 5건을, 김병덕 의원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예방 지원 조례안과 해남군 소규모 공동주택 지원 조례안 등 5건을, 송순례 의원은 학교 밖 청소년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과 해남군 공직자 청렴도 관리 조례안 등 5건을, 김석순 의원은 바다낚시터 보호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과 해남군 수난구호 참여자 지원 조례안 등 4건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7대 해남군의회가 4년간 발의한 88건을 벌써 넘어선 수치다. 7대 의회 의원 평균 조례 발의 건수는 8건으로 8대 군의회는 임기 절반 만에 7대 의회 평균 조례 발의 건수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군의 전반적인 재정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는 과도한 조례 발의 경쟁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조례들을 살펴보면 특정단체 지원을 위한 조례들도 있어 선심성 조례 발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발의 건수만을 열심히 일한 의원의 평가 지표로 삼기보다는 발의된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해남군은 '해남군 의안의 비용추계에 관한 조례'를 제정, 발의하는 의안의 규정에 따라 의무적 또는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비용추계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의원 발의 조례는 이 같은 절차가 없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도 요구되고 있다.

또한 조례를 제·개정하는 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폭넓게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조례 제·개정 내용을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는 입법예고 기간을 두고 있지만 해남군은 이 기간을 20일로 하는 반면 의원 발의 조례는 5일에 그치고 있어 개선이 필요시 되고 있다.

이번 8대 군의회는 7대 군의회에서 조례가 제정됐지만 한 차례도 운영되지 않았던 의원연구단체 활동을 벌써 두 번째 진행하는 등 '공부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8대 군의회는 지난해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해남군의회 지방분권연구회(대표의원 박상정)를 운영하고 해남군에 주민자치위원 역량 강화,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전담부서 필요성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해근 의원을 대표의원으로 7명이 참여해 두 번째 의원연구단체 활동을 펼치고 있다.

8대 군의회는 그동안 주민들이 정보공개 청구를 해야만 공개했던 업무추진비를 매달 자발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의회 국외연수도 민간심의위원의 참여를 늘리고 회의록을 공개토록 하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군의회 들어 처음으로 의회 홈페이지에 영상회의록을 게시하는 등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본회의가 평일 일과시간에 열리다보니 주민들의 방청이 어려워 주민들의 알권리와 소통 의회를 위해 회의영상 공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에 군의회는 지난 1월부터 본회의 녹화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회의 영상 생중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 이는 8대 후반기 군의회의 숙제가 되고 있다. 특히 서해근·이정확 의원은 회의 영상 생중계를 공약으로 제기하고 있으며 본지가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에 출마한 군의원 후보에게 의회 생중계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9명의 의원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8대 해남군의회는 일부 의안을 심의·의결하는 과정에서 상임위원회나 특별위원회의 결정을 본회의장에서 스스로 뒤집는 결과를 내면서 상임위원회 무용론을 불러온 점은 아쉬움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월 해남군이 10억8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는 삼산면 황계동 신규마을 조성사업과 관련해 산업건설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이 본회의장에서 되살아났다. 특히 예결위에서 찬반 5대5 동수로 삭감안이 의안으로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하루 만에 삭감이 2명, 통과가 8명으로 180도 결과가 뒤집혔다. 이는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3명의 의원이 자신이 했던 결정을 하루 만에 스스로 뒤집는 선택을 해 논란도 일었다.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 안건도 의원들간 의견 차이로 같은 안건이 재상정되는 등 마찰을 빚었으며 특히 이 과정에서 A 의원은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동료 의원에게 욕설과 막말을 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해 자질논란까지 빚어졌었다.

이제 2년 남은 제8대 해남군의회 후반기는 오는 7월 1일 열리는 임시회에서 의장과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며 시작된다. 8대 의회는 다당 구조지만 사실상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 속에서 건전한 토론을 이어가는 한편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해 의원 간 상생·협력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숙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의원들은 남은 임기 동안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현가능한 공약은 반드시 지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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