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살고 싶은 마을 주민이 직접 챙긴다
2. '주민자치' 직접 참여해 부딪치는게 가장 좋은 교육담양군, 소소한 일부터
주민 참여 가치 높여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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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2  17: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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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싣는 순서 |

① 마을공동체, 주민자치 강화를 위한 방안은
② 전국 최초 마을 단위 자치회 담양형 주민자치
③ 주민세를 주민자치사업에 당진형 주민자치
④ 순천시의 주민주도형 도시재생 성과는
⑤ 우리 마을 어르신 우리가 돌본다
⑥ 늘어나는 빈집 청년공간 탈바꿈해 마을에 활기

 

   
▲ 담양군 주민자치위원들의 다양한 활동 모습. (담양군청 제공)
   
 
   
 
   
 

남면 청촌마을 - 주민들이 만든 '서로 인사하기' 마을규약
대덕면 무월마을 - 주민들 손으로 만든 체험휴양마을
수북면 주민자치회 - 귀농인 환영 '이주증', 할인 혜택도
가산면 - '이장이 먼저 찾아가 인사하기' 마을규약
창평면 주민자치회 - 산짐승이 헤집을 수 없는 쓰레기통 디자인

 

   
 

전남 담양군도 해남군과 같이 저출산, 고령화, 주민갈등, 지역경제 침체 등 수많은 지역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담양군은 다양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행정(지방자치단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공동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분위기를 조성 중이다.

행정의 지나친 개입은 공공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낳고 전적으로 행정에 의지하게 되며 또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만 집착하는 이기주의적 개인을 양성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책임을 부여하는 주민 참여형 지방자치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주민자치를 추진함에 있어 보여주기식 성과 중심이 아닌, 조금은 더디더라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담양식 주민자치'를 추진 중이다.

담양군은 인구 4만8000여명으로 1읍 11면으로 이뤄져 있다. 전라남도 북단의 광주광역시 인근에 위치해 있어 지역내 소비의 상당부분을 광주시에 빼앗기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선 7기 담양군은 '군민의 삶이 바뀌는 행복도시 담양'을 목표로 '주민 참여형 지방자치',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 '서비스형 지방정부'를 3대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담양식 주민자치에서 중요한 점은 담양군 주민자치의 근간이 되는 '담양군 주민자치 활성화 조례'가 주민발의 조례로 제정됐다는 점과 읍면을 중심으로 한 주민자치회 뿐만 아니라 마을단위까지 주민자치회가 구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담양군 주민자치 활성화 조례는 담양군 최초의 주민발의 조례였으며 특히 추진과정에서 일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설명회, 간담회, 주민교육 등도 이뤄졌다.

담양군에서 주민자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자치행정과 강용민 주무관은 "한 마을의 이장은 타 지역에 살고 있는 아들이 내려와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어야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위해 주민자치가 강화돼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당시 행정은 주민들이 단순히 회의장소에 와 앉아만 있다 가는 '참석'이 아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상대방 의견을 듣는 '참여'할 수 있는 토론문화를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주민자치 조례는 지난 2017년 12월 28일 제정돼 공표됨에 따라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회로 권한이 강화돼 재결성됐다. 이전 주민자치위원회가 자치활동보다는 봉사 위주의 활동에 머물던 상황이다 보니 역량이 갖춰지지 않은 채 권한만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직접 부딪쳐 보자는 의지가 강했다.

각 마을에도 마을별 특성을 반영한 마을자치회가 속속 구성되기 시작됐다. 마을자치회는 주민들 간 소통을 강화하고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문제를 찾아내 해결함으로써 결속을 다지며 주인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마을 자치규약을 제정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담양군에 따르면 현재 312개 마을 중 60개 마을에 자치회가 구성됐으며 올해는 120개소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행정이 인위적으로 개입해 312개 전체 마을에 마을자치회를 구성한다는 성과 중심의 목표를 세우지 않고, 하고 싶은 마을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인근 마을주민들도 자연스럽게 마을자치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각 마을자치회는 마을규약을 만들기 시작했다. 규약이라고 해 거창한 것이 아닌, 실제 마을에 필요한 변화를 주민들이 스스로 찾아 규약에 담았다. 남면에 위치한 청촌마을 주민들은 우리 마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서로 이야기 나누다 △서로 칭찬하기 △울력 불참시 벌금내기 △문화프로그램 운영하기 △환갑이나 칠순시 자발적 기부 △무조건 모이기(회의, 행사시) △서로 인사하자 등 청촌마을 자치규약을 만들었다.

담양군은 가장 좋은 교육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해보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주민 중심의 자치실현을 위해 읍면주민자치회에 주민자치 특화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마을자치회에서 읍면자치회에 사업을 신청하면 자치위원들이 우선순위를 판단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1억2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12개소를 지원하는 등 매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담양군의 지난해 주민세 세입은 2억900여만원으로 지난 2018년부터 주민세의 70%는 주민자치를 위한 활동에 지원된다. 담양군은 민선 6기 때부터 마을공동체를 지원하는 풀뿌리 공동체 디딤돌 사업을 각 마을에 지원하고 있으며 주민참여예산의 일정부분도 반드시 주민들이 직접 실행하는 사업을 포함토록 하고 있다.

대덕면에 위치한 무월마을은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진 체험휴양마을로 유명하다. 주민들은 지난 2008년부터 마을경관 저해건물을 스스로 철거해 공유지를 확보하고 주민자발적 참여로 돌담길과 소망탑, 친환경 생태연못, 자연학습장, 달빛 전망대, 디딜방앗간 등을 정비하고 복원했다. 주민 대부분이 70세 이상 고령자이었지만 나이가 많아 못한다는 생각보다 자녀와 손녀들이 놀러 오고 싶은,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데 직접 나서며 참여라는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소외되는 주민이 없도록 체험프로그램을 수행할 때 주민들 간 2회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한다.

강용민 주무관은 "마을이 조금씩 변하고 체험마을로 활성화되자 젊은 사람들이 내려오게 됐고 마을에서 아이 울음소리도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북면은 원주민과 귀농인 간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같은 갈등에 귀농 온 주민이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게 됐고 마을 인심도 흉흉해졌다고 한다. 이에 수북면주민자치회는 귀농인을 환영하는 마을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아이디어가 '이주증'이다. 수북면에서는 이주증을 내면 지역농협은 금리 인하 혜택을, 음식점은 5% 할인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이를 위해 주민자치회는 지역 내 농협과 병원, 음식점 등을 다니며 업무협약을 맺었다.

가산면은 마을로 이사 오면 이장이 먼저 찾아가 인사를 한다.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마을로 와준데 대한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규칙도 주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마을규약으로 정해 놓고 있다.

창평면은 전통시장과 슬로시티를 찾는 유통인구가 많아 음식물과 생활쓰레기가 상습적으로 버려지고 있으며 특히 산짐승들이 내려와 종량제봉투를 헤집으며 환경이 오염되고 미관도 해치는 고질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다. 이에 창평면주민자치회는 산짐승이 헤집을 수 없는 쓰레기통을 제작키로 했다. 주민들은 수거업체를 방문해 어떤 모습의 쓰레기통이 수거하기 편한지 의견을 듣고 직접 디자인한 쓰레기통을 곳곳에 설치했다. 창평면은 주민들이 스스로 주민총회를 열자고 의견을 모았고 직접 총회를 계획하고 열었다.

 

   
▲ 창평면 주민들이 주민발전토론회에 참석해 마을에 필요한 사업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주민자치 위원 역할과 권한 강화·다양한 교육 뒷받침

주민들이 추진했던 사업들이 모두 성공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직접 부딪치고 실행하면서 주민들은 참여의 가치를 배우고 있다. 담양읍은 노인 등 지역의 저소득층이 마을 곳곳을 다니며 폐지를 수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어카가 낡고 위험해 깨끗하고 가벼운 리어카를 제작해 보급하자는 계획을 세웠지만 리어카가 다닐 때의 안전성 문제와 광고주 모집에 어려움이 있어 실행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문제점을 찾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데 서로 이야기 나누며 토론문화를 배우고 마을에 대한 신뢰와 소속감을 높이는 뜻 깊은 교육 과정으로 여기고 있다.

담양군은 주민이 중심이 돼 지역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할 수 있도록 읍면 지역발전토론회를 열고 있다.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들은 주민참여예산에 반영해 지원하고 사업 특성에 따라 관주도형, 주민주도형, 민관협력형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추진한다.

자치위원회는 주민총회를 통해 발전과제를 도출하고 있다. 대덕면주민자치회는 지난해 3차례 워크숍을 통해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현안과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주민들이 참석한 연석회의에서 주민총회에 상정할 8개 의제를 결정했다. 주민총회에서는 상정된 의제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해 둘레길 및 등산로 조성·정비, 대덕면 전체 마을과 중심지를 연결하는 교통방안 마련, 귀농·귀촌인 유대강화를 위한 대덕자치헌장 제정을 선정했다.

강용민 주무관은 "조례에 따라 담양군 갈등조정위원회도 구성됐지만 마을자치회에서 먼저 해결코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마을자치회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갈등조정위원회에 신청할 때도 마을자치위원장의 도장이 반드시 필요하는 등 권한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양군은 주민참여예산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데도 주민자치위원들이 참여한다.

담양군은 주민들의 자치역량과 전문성을 높이고자 권역별로 주민자치 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또한 마을리더 양성을 위해 주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주민자치전문가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10명 이상의 주민들이 희망할 경우 직접 마을까지 찾아가 교육해 주는 주민자치 배달강좌도 지원한다. 

창평면에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 중인 복합커뮤니티센터도 지난 2018년 주민총회에서 필요성이 제기돼 추진 중이다. 이곳은 주민자치형 법인 구성을 준비 중에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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