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초는 학교 곳곳이 놀이터이다.
화산초는 학교 곳곳이 놀이터이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편하게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편하게 앉아 책을 읽고 있다.
도서관에 설치된 영화관에서 학생들이 영화를 보고 있다.
도서관에 설치된 영화관에서 학생들이 영화를 보고 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교재를 소리내서 읽는 읽기 유창성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교재를 소리내서 읽는 읽기 유창성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사들과 함께 운동장 산책에 나서고 있다.
학생들이 교사들과 함께 운동장 산책에 나서고 있다.

신체활동도 업·특색 프로그램도 업

지난 9일 화산초등학교. 통학버스를 타고 온 학생들이 교문 앞에 마중 나와 있는 교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교장, 교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사랑합니다'라며 자연스럽게 인사가 오고간다.

그리고 향한 곳은 교실이 아니라 책가방을 한 켠에 던져놓고 운동장 산책에 나선다. 학생과 교사들이 한 데 어울려 10분 넘게 운동장을 걷고 뛰고, 하루 계획을 정리하기도 하며 집에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로 웃음꽃을 피운다.

운동장을 돌고 난 뒤 학생들은 학년별로 교실로 들어가 수업 전에 10분 넘게 교재를 소리 내 읽기에 나선다. 이른바 읽기 유창성 프로그램으로 글을 정확하고 빨리 그리고 적절한 운율을 살려 읽는 것으로 글을 유창하게 읽으며 글 내용의 이해력을 높이는 활동이다.

조희은(4년) 학생은 "발음이 좋아졌고 읽기는 물론 이해력도 높아져 다른 교과 수업에 집중력도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화산초 만의 독특한 신체활동과 특색 프로그램은 또 있다.

학생들은 중간놀이 활동으로 배드민턴을 즐기는데 이른바 로봇 셔틀콕 발사기까지 있어 선수 못지 않은 즐거움과 훈련도 펼칠 수 있다.

학교 뒷산 오봉산에는 등산로가 멋지게 꾸며져 있다.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은 종종 등산길을 함께 하며 서로를 응원한다.

내 고장을 알고 사랑하자는 의미의 애지 체험학습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남 관광지와 문화유산을 둘러보고 바지락 체험과 고구마 캐기, 전복 치패와 김 종묘장 방문 등 우리 고장 구석구석을 탐방하며 내 고장 사랑의 마음을 키우고 있다.

도서관이 영화관·학교 곳곳이 놀이 공간

꽃메 책누리실로 불리고 있는 화산초 도서관. 책상과 의자가 중심이고 단정한 자세로 책읽기에만 집중해야 하는 예전 분위기는 느낄 수 없다.

파스텔톤 배경에 도서관 입구는 집 지붕 모양으로 집에 들어가는 느낌을 살렸고 창 바깥 풍경을 배경으로 기차에서 책을 읽는 느낌을 살린 공간도 자리한다. 책 느낌을 바로 낙서로 표현하는 낙서공간도 설치돼 눈길을 끈다. 학생들은 도서관 구석에 마련된 다락방에서, 푹신한 쿠션 위에서, 집모양의 개별공간에서, 그냥 도서관 바닥 아무데서나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도서관 입구에는 영화를 볼 수 있는 작은 영화관도 마련돼 있다. 도서관의 기존 편견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내고 설계와 준공까지 협의해 참여하며 새로운 공간으로 이렇게 탄생했다.

공간 혁신은 학교 구석구석에 또 있다. 권위의 상징인 구령대 자리에는 달팽이 놀이판이 만들어졌고 달리기만 진행되던 운동장 트랙과 방치돼 온 학교 외진 공간에도 숫자놀이와 다양한 놀이 공간 등이 만들어졌다.

박해철 교감은 "학생들이 꿈꿔온 도서관을 만들고 학교 전체를 하나의 놀이터로 꾸미면서 학생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놀 권리를 보장받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실도 색다른 공간 연출을 선보이고 있다.

각 교실 뒤쪽에는 그림과 소품, 장난감, 책 등으로 꾸며진 쉴 공간이 마련돼 교실이 작은 도서관이 되고 작은 놀이터가 되고 있다.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병설유치원은 100평의 넓은 공간에 수면방과 샤워장, 친환경소재 자재 등 최신식 시설로 호텔식 유치원을 자랑한다.

다솜반 특수학급은 특수학생 2명을 위해 공부 공간은 물론 인디언 텐트 같은 놀이 공간과 쉬는 공간을 함께 마련했고 화분과 전자피아노도 설치해 그들의 감수성을 키우고 있다.

작은 학교이기에 가능한 시설들이고 작은 학교이기에 가능한 공간 혁신이다.

모두가 꽃메동산 화산의 마스코트

화산초에는 전국구 스타가 있다. 8남매가 화산초를 졸업했거나 재학 중으로 지난해 방송된 전국노래자랑 해남 편에 어머니와 함께 8남매가 출연해 큰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다.

8남매 중 여섯째인 박총민(6년) 학생은 올해 학생회장에 당선됐고 현재 4학년, 2학년 동생들과 학교를 함께 다니고 있다.

박총민 학생은 "엄마가 아이들을 좋아해 아빠를 설득해서 8남매를 낳게 됐고 7남 1녀 중 유일한 딸인 셋째 누나가 가장 얼짱이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학교를 다니다 지난해 화산초로 전학을 온 금알음(6년) 학생도 마스코트다.

아버지인 금용섭 씨는 "알음이가 아토피가 심해 복잡한 도시 학교에서 벗어나 자연친화적인 학교에서 잘 치료할 수 있도록 학교를 물색하다 화산초를 택하게 됐다"며 "아이도 가족도 모두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자 교장은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사랑받고 존중받으며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행복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거운 배움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화산(花山)은 우리말로 '꽃메', '꽃이 피어있는 산'이라는 의미다.

꽃은 혼자 있을 때 보다 모여있을 때 더 화려하다.

 

# 1924년 화산공립보통학교로 문을 연 화산초등학교는 화산북초, 화산서초, 상마분교, 화산남초 통폐합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95회 졸업식까지 총 926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화산초는 인재 배출의 학교이다. 윤재갑 국회의원, 윤영일 전 국회의원, 박미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감독 등이 화산초등학교를 나왔다. 명현관 군수는 화산초로 통폐합된 화산남초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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