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다음에 다시 태어나도 기자로 살겠느냐'고 묻는다면 쉽게 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기자로 사는 게 싫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힘들고 계속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많은 사람들을 상대한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다양한 지적을 한다.

'카더라'식 제보도 있지만 방대한 자료와 꼼꼼한 조사는 물론 문제에 대한 법적 해석까지 달아 제보를 하기도 한다.

기사화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으로 알고 막무가내 식으로 기사를 써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취재 과정에서는 '이것도 기사거리냐'부터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 '이번만 기사화 하지 말아달라', '고소하겠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접한다.

기사가 나간 뒤에도 오자나 잘못된 표현을 지적해 주는 분도 있다.

잘 읽었고 도움이 됐으며 제대로 기사화했다는 인사가 있는 반면 기사에 대한 서운함을 담아 항의전화를 주기도 한다.

자신의 기사로 인해 잘못된 부분이 고쳐지고 문제가 해결되면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잘못을 지적하는 기사를 쓸 수밖에 없을 때는 마음이 무거워 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된 여러 가지 이유로 전화를 해주고, 말도 해주고 격려와 항의를 하는 많은 분이 있기에 기자로서의 존재 이유가 있고 그만큼 존재의 가치도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반응과 피드백이 없다면 기자로 산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해남신문 창간 30주년을 맞아 기자로서 사는 것이 좀 더 보람되고 행복하고 지금보다 잘 해 나갈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다짐을 해보며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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