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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산사길 복원 "자연경관 살려라" 주문용역보고회서 잇단 문제 제기
역사성 어울린 사업추진 필요
"서울 근교공원 판박이" 지적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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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17  01: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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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이 대흥사 숲길의 아스콘포장을 걷어내고 차가 다니지 않는 옛 산사길(황톳길)로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설 위주 개발이 아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흥사와의 어울림, 두륜산만의 생태자원을 활용한 차별화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해남군과 전남도는 대흥사 입구 매표소부터 주차장까지 1.5㎞ 구간을 차가 다니지 않는 친환경 황톳길로 조성하는 등 전국 최초로 길 정원과 개울 정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숲길이 도보 길로 조성됨에 따라 매표소 뒤편 레이크하우스 인근부터 대흥사까지 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가 개설된다. 또한 기존의 전기와 통신을 지중화하고 대흥사까지 상수관로를 설치하는 사업도 계획돼 있다. 사업비는 120억원 이상 투입되며 오는 2023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군은 두륜산 권역 길 정원 조성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 중이며, 지난 8일 해남군청 상황실에서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이번 보고회에는 명현관 군수와 박현식 전남도 동부지역본부장, 법상 대흥사 주지스님, 김은일 전남대 조경학과 교수 등 자문단이 참석했다.

용역을 맡고 있는 (주)도화엔지니어링은 개발 방향에 대해 천년고찰 대흥사의 역사와 불교의 문화 이야기가 있는 테마공원 조성, 두륜산의 자연자원인 편백나무 군락 등과 계곡을 활용한 산림문화공간 조성, 어린이·청소년·가족 등의 관광객을 위한 체험시설 도입을 제시했다. 컨셉은 숲속을 걸으며 일상에 지친 마음을 비우는 '비울 공(空)', 일상의 고민을 내려놓고 자연에 마음이 머무는 '머물 정(停)', 일상에서 채우지 못한 여유와 쉼을 채우는 '채울 충(充)'으로 잡았다.

보행자 도로는 폭 3m 이상으로 하고 주변으로는 잔디 식재, 데크쉼터, 모래정원, 네트 놀이터, 나무터널 놀이터, 수변해먹시설, 수변데크, 피톤치드 정원, 이벤트 정원 등의 사업을 제안했다. 또한 젊은 관광층 유입을 위한 감성 오지캠핑장을 비롯해 야간 산책을 위한 조명 특화거리도 제안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용역사가 제안한 컨셉과 제안사업이 상이하는 등 시설물 위주의 사업이 오히려 자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사찰의 분위기 및 역사성과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의견이 제기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법상 주지스님은 "시설공사는 영구적이다 보니 한번 조성되면 수 십년 이상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용역사가 제시한 랜드마크나 각종 사업들은 사찰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우려스럽다. 가급적 자연경관을 살리는 자연친화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자문위원들도 두륜산은 한반도에서 가장 다양한 식생을 가진 곳 중의 한 곳인데 용역사의 제안사업들은 서울 근교공원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아 실망스럽다며 두륜산권은 대흥사의 전통과 역사성을 비롯해 대한민국 생태보고라는 큰 가치가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튤립과 허브 등 새로운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아닌 두륜산에 자생하는 식물로 정원을 조성하는 등 기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성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문위원들은 누구를 위해 사업을 실시하는 것인지 수요자 분석이 되지 않았고 오지캠핑장, 궤도열차 등 너무 많은 컨셉과 시설물은 오히려 기존 자연을 비롯해 대흥사의 이미지를 흐트러뜨릴 우려가 있다며, 정원을 위해서는 물이 중요한 만큼 물에 대한 고민과 인근 상가, 해남군 경기와의 연계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해남군은 이날 의견을 반영해 6월 중순쯤 전남도, 대흥사, 주민들과 한 차례 더 논의한 후 6월 말 최종보고회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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