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은영(한울남도생협 이사)

 
 

지난 2013년 공점엽(2016년 작고) 할머니를 처음 만났다. 지역에 살고 계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병원에 계신 할머니를 찾아뵙기 시작했고,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매주 수요일에 만남은 지속되었다.

2015년, 2018년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아픔을 잊지 말고, 시간이 지나도 제대로 된 평화의 역사가 남기를 바라는 군민들과 지역 청소년들의 바람, 노력으로 해남공원과 해남고등학교에 평화비가 세워졌다.

그런데 윤미향 전 정대협 대표가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나서부터 이상한 이야기가 언론에 나오기 시작했다.

문제를 제기한 분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한 분이어서 객관적 사실을 떠나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웠다.

현재 언론은 진실을 뒤로 한 채 윤미향 의원의 아버지, 딸, 남편까지 모든 것을 들쑤시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평화비까지 왔다. 윤 의원 다음으로 '평화비를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현실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순간이다. 나눔의 집이 정대협 사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윤 의원의 비리인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의 평화나비 활동과 평화비 건립이 정대협 활동과는 다른데 '윤미향=정대협=평화비=지역평화나비단체'의 등식이 만들어져 지역의 평화비 건립이 폄하되고 훼손될 수 있다.

먼저 해남고 졸업생과 재학생에게 '어떻게 소녀상을 제막하게 되었는지', '왜 동으로 소녀상을 제막했는지' 등 불순한 의도의 질문을 물어오는 기자가 있었다.

정식 취재요청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아이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어떻게 요리해서 기사로 쓸지 두고 볼 일이다.

뿐만 아니라 김병욱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이 전국의 평화비를 제막한 곳에 긴급하게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요청한 자료내용 중 계약서 사본은 창작자에 대한 여론몰이를 준비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현재의 조사는 평화비 조사라는 미명하에 함께 참여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면서 평화의 바람과 일제 청산이라는 원래의 목적의 본질을 흐릴 수도 있다.

10년 뒤 해남공원에서 우리 아이들은 평화비를 볼 수 있을까?

모두가 역사의 투사가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역사의 진실을 배우고 평화가 이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해남의 평화비가 거기 그곳에서 우리를 맞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화비와 평화나비의 활동을 폄하, 훼손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당장 그 입 다물라'고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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