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대부분 에너지는 태양에 뿌리를 둔다. 모든 생물의 원천이 태양에서 비롯되고 인류가 사용하는 전통적인 에너지인 나무, 석탄, 석유도 태양열을 잠시 저장해놓은 매개체이다. 달의 인력에 의한 조력(潮力)이나 화산, 수소에너지, 원자력 등 극히 일부 에너지만 태양열에 의존하지 않으나, 이들도 거슬러 올라가면 태양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태양은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태양이 단 1초에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인류가 100만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태양은 지난 50억 년간 이런 규모의 에너지를 한순간도 빼먹지 않고 쏟아냈으며, 앞으로 50억 년은 더 이어질 것이다. 어떻게 100억 년간 이런 어마한 에너지를 쉼 없이 생산해낼 수 있을까.

지금의 태양은 수소 75%, 헬륨 25%로 이뤄진 기체 덩어리이다. 태양 중심부에 있는 수소 원자핵 4개가 초고온, 초고압 상태에서 합쳐지는 핵융합으로 하나의 헬륨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줄어드는 0.7%의 질량이 빛의 속도의 제곱 값을 곱한 만큼이나 엄청난 비율로 에너지(핵융합에너지)로 바뀐다. 가공할 핵무기인 수소폭탄이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한 것.

태양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의 22억분의 1 정도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빛(가시광선)과 적외선 등의 형태로 지구에 도달한다. 이 빛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게 바로 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이다.

태양광 패널(빛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전지를 묶어놓은 것)이 곡선 등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하게 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태양광발전이 등장하고 있다. 고속도로나 방음벽, 자전거도로의 바닥이나 위에 패널을 깔아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태양광발전은 들판이나 임야 등에 패널을 설치해 놓은 형태이다.

태양광발전은 화석연료를 사용한 발전시설과 달리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친환경에너지의 상징이다. 여러 이점에도 산림이나 농지가 무분별하게 패널로 뒤덮이면서 환경이 훼손되고 경관을 해치는 결점도 안고 있다.

해남에서 태양광발전이 이슈가 되고 있다. 에너지발전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과 모아건설·주택이 문내면 혈도간척지 일원에 육·수상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는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약 400MW 규모로 6000가구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주민 간에도 찬반이 엇갈린다. 반대하는 주민들이 내세운 이유는 이렇다. 혈도(血島·피섬)는 정유재란 당시 명량해전의 역사 현장이며, 환경 파괴로 이어지고 경작지가 사라진다는 것.

주민들의 반대에는 자본을 앞세운 밀어붙이기식 사업추진이 바탕에 깔려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식의 안이한 접근은 곤란하다. 평생을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주민들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실질적인 주민참여형이 무엇인지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주민들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신의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의 사자성어를 반면(反面) 삼으면 상생의 길은 어느새 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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