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카혼으로 힐링
더 많은 무대 서는 게 꿈

▲ 시각장애인들이 시각장애인연합회 해남지회에서 한채철 강사(오른쪽 두 번째)의 도움을 받아 카혼 연주를 하고 있다.
▲ 시각장애인들이 시각장애인연합회 해남지회에서 한채철 강사(오른쪽 두 번째)의 도움을 받아 카혼 연주를 하고 있다.

"눈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악보도 없이 소리를 듣고 리듬을 타며 배우는 것이라 처음에는 어렵고 재미가 없었는데 카혼을 두드리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음악을 통해 우울증도 치료되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시각장애인인 김종덕(52) 씨는 카혼을 배우며 행복을 느낀다. 1년 전부터 타악기인 카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신입 회원들을 지도하는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강사가 들려주는 소리에 맞춰 10개 주법 가운데 가장 난이도가 낮은 고고리듬부터 단계를 밟아가는데 리듬이 반복되다 보니 1개 주법을 꾸준히 익히면 동요나 노래, 트로트의 훌륭한 반주가 된다.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해남지회가 시각장애인들의 재활은 물론 악기 연주를 통한 여가생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카혼 강좌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혼 강좌는 중도시각장애인재활의료센터 지원을 받아 사단법인 한국생활음악협회 해남지부 한채철 지부장이 강사로 참여해 2년 째 실시하고 있는 사업으로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돼 월~금요일 오후 2시간씩 모두 40회가 실시될 예정이다.

40대에서 70대까지 시각장애인 6명(강미영, 권모임, 김종덕, 김창수, 조항렬, 최복주)이 참여해 아름다운 하모니와 호흡을 맞춰나가고 있다.

올해 처음 참여한 강미영(48) 씨는 "소리로 듣고 두드리는 악기라 처음에는 엇박자도 많이 나고 손가락도 아프기도 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운동도 되는 것 같고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는 재미와 성취감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채철 지부장은 "지난해에는 카혼을 배운 시각장애인들이 목포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점자의 날 행사에서 첫 공연을 선보여 큰 박수와 환호성을 받았다"며 "올해도 점자의 날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지만 해남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재활과 힐링, 성취감과 행복을 더 많이 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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