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농가 수확 포기도 고려
가격도 작년 이어 하락 예고

▲ 지난해에도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보리가 올해도 가격하락과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지난해에도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보리가 올해도 가격하락과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리 수확이 시작됐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하락이 우려되고 판로확보도 걱정인 농민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주는 곳이 없다면 수확을 포기하려는 농민들도 나타나고 있다.

해남군에 따르면 올해 보리 재배면적은 약 6343ha로 지난해 5745ha보다 증가했다. 보리 재배면적은 지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쌀보리 614ha·맥주보리 2680ha에서 2018년에는 각각 1130ha·4023ha, 2019년에는 1507ha·4238ha, 올해는 1469ha·4764ha 등 3년 사이에 재배면적이 2배가 늘었다.

전국적으로 보리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수요량을 고려한 적정 재배면적인 3만5000ha보다 1000ha가량이 많은 상황이다.

그동안 군이 밀 수매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동계작물인 밀을 계약재배할 수 있도록 해왔으나 밀 재고량 증가, 가격하락 등의 문제로 업체에서 밀 수매를 포기하면서 판로가 없어진 농가들이 밀 대신 보리를 심기 시작해 보리 재배면적이 증가했다. 대체할 수 있는 작목이 마땅치 않아 보리 재배면적의 증가로 보리 생산량이 많아지고 가격하락과 판로 확보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A 농민은 "농사는 잘 됐는데 보리를 팔 곳이 없다. 농협에서도 계약재배 물량 외에는 수확을 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어 불태워 버려야하나 고민이다"며 "가격도 좋지 않아 다른 작물을 키워야하나 생각은 하고 있지만 마땅한 작물도 없고 어떤 작물을 하든지 보리 농가가 움직이면 그 작물도 가격하락과 판로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은 농협에서 수매량을 늘려주길 기대하고 있으나 지역농협에서는 판로가 확실치 않고 일부에서는 지난해 재고도 처리하지 못한 곳도 있어 추가 수매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농협 관계자는 "수매를 해도 판매할 곳이 없어 농협이 재고로 가지고 있어야할 판이다"며 "생산량 조절이나 수매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겨울철 기상여건이 좋아 수확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별도의 보리 수급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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