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이제 농업을 말하는 하나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공익적 가치가 있기에 공익직불제가 지급되고 농민수당이 나온다. 공익적 가치를 인정받고 그만큼 중요하고 숭고한 일이 농업이라고 현장의 농업인들이 느껴야하지만 농업은 어렵기만 하다.

'언제 농산물 가격이 좋았었지?'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따뜻했던 겨울로 월동작물들의 생육은 좋은 편이나 기뻐할 수만은 없다. 농사가 잘되면 물량이 많아지니 가격하락은 꼬리표처럼 따라온다.

날씨는 사람이 어쩔 수 없는 일로 농사는 그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상기온으로 날씨는 더욱 예측이 어려워진다. 올해 여름철 폭염 일수는 20~25일, 열대야 일수는 12~17일로 평년과 작년보다 많다고 한다. 또 집중호우 경향이 크다고 한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적다고하니 자주내리기보다 한 번에 폭우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날씨 걱정에 마음을 졸이다보면 어찌어찌 농작물은 자란다. 수확을 앞두면 걱정은 어느새 그 크기를 더욱 키우고 있다. 농협이나 상인들과 계약재배를 하면 수확 후 처리가 가능하니 걱정은 덜하지만 판로가 마련되지 않았다면 이제는 처리가 문제다.

수확철만 다가오면 과잉생산, 많은 재배면적 등으로 가격이 떨어진다는 얘기뿐이다. 겨울이 지나고 월동작물을 수확하려니 농민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걱정 없이 그저 농사를 지어가고 싶은 것이 농민들의 바람일터이다.

보리는 판로도 확보되지 않는 농민들이 많다. 상인은커녕 농협과 계약재배도 못한 농민들은 보리를 수확해야하는 일조차 어렵다. 한 농민은 가져간다는 곳이 없으면 불태워버려야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농작물 역시 시장논리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면서 예측이 가능해야하지만 단순히 예측되기에는 농업에 영향을 주는 외부요인들이 많다. 농민들이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정성껏 기른 농산물을 팔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일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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