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망한다."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말이다. 지구상에 있는 식물 70%를 곤충이 수정해주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꿀벌에 의존한다. 따라서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은 물론 식량 자원도 줄게 돼 지구는 인류가 살 수 없는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봄에 꽃이 피니 벌들이 꿀을 모으느라 한창이다. 벌들이 여기저기 꽃을 쫓아다니며 달콤한 꿀을 모으고, 그러는 틈에 벌의 다리에 수정할 꽃가루를 묻혀 암꽃으로 옮겨준다. 자연은 그렇게 벌을 이용해서 식물을 수정시킨다. 벌은 우리에게 그런 이로움만 주는 게 아니다. 인류가 발견한 명약 중의 명약이라는 꿀도 준다. (사실은 우리가 빼앗는 것이지만….)

'밀월'은 꿀(蜜)같이 달콤한 달(月)이다. 허니문(Honeymoon)을 그대로 한자로 번역한 것으로, 결혼 직후의 신혼기간을 말하거나 그에 견줄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뜻한다. 본래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신혼부부가 결혼 직후부터 약 한달 동안 벌꿀로 만든 술을 마시는 풍습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밀월여행이라고 하면 신혼여행을 뜻하지만, 꿀 '밀(蜜)'을 은밀하다는 뜻의 '밀(密)'로 잘못 해석하여 '은밀히 몰래 다녀오는 여행'이라고 쓰기도 한다. 그러나 밀월여행은 '蜜月여행'이지 '密越여행'이 아니다.

2020년은 해남군이 마련한 '해남 방문의 해'이다. 코로나 전파를 막기 위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지켜야 하지만,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면서 한반도가 시작되는 해남으로 '밀월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성 제 훈(농촌진흥청 연구관)
성 제 훈(농촌진흥청 연구관)

<필자 소개> 
· 성제훈 박사, 1967년 화산면 명금마을 출생
· 전남대학교 농학박사 취득
· 현)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과장 재직
· 저서) 우리말 편지Ⅰ·Ⅱ
· 올바른 우리말 쓰기를 위해 활발한 활동 중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