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살고 싶은 마을 주민이 직접 챙긴다
1. 내가 사는 마을 내가 나서야 활기 찾는다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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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9  19: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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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고 태양광 등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주민갈등으로 무너지는 마을공동체의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본지는 살기 좋은 마을을 주민들이 직접 가꿔 나가는 타 자치단체의 사례를 보도함으로써 해남군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싣는 순서 |

① 마을공동체, 주민자치 강화를 위한 방안은
② 전국 최초 마을 단위 자치회 담양형 주민자치
③ 주민세를 주민자치사업에 당진형 주민자치
④ 늘어나는 빈집 청년공간 탈바꿈해 마을에 활기
⑤ 순천시의 주민주도형 도시재생 성과는
⑥ 우리 마을 어르신 우리가 돌본다

 

   
▲ 황산면 연호마을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속에 연호보리축제를 열며 마을공동체에 나서고 있다.
   
▲ 북평면주민자치위원회는 지역공동체를 위해 코로나19 도로 발열검사소 근무자들에게 직접 준비한 점심을 대접했다.

주민 간 갈등에 소속감마저 사라져
각종 마을지원사업 전반적 검토 필요

자발적 참여가 마을에 활기 불어넣어
주민자치시대 성패 주민 역량에 달려

 

올 3월 말 기준 해남군 인구가 10년 만에 7만선마저 무너졌으며, 고령화율은 31.7%로 치솟는 등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계곡면은 고령화율이 47.3%에 달해 65세 이상 인구가 2명 중 1명꼴인 셈이다.

또한 조금 더 나은 정주여건을 찾아 농사는 면에서 짓지만 생활은 읍에서 하는 출퇴근 농민이 늘어나면서 시골마을에서는 아기 울음소리마저 듣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남군의 3월 말 기준 인구는 6만9804명으로 해남읍에 35.5%(2만4813명)이 모여 산다. 반면 인구 수가 가장 적은 북일면의 인구 비율은 해남군 전체의 2.9%(2054명), 면지역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송지면도 9%(6310명)에 불과하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마을들이 점차 활기를 잃고 있다. 더욱이 해남군내 야산과 토지를 잠식 중인 태양광발전시설 등에 의한 주민 간의 갈등으로 마을이 양분되고 있다. 주민들 간 쌓여가는 불신에 점점 마을에 대한 소속감마저 잃게 되며 공동체 의식이 사라지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농촌을 떠나는 청년들, 도시에 삶의 터전을 잡은 자녀에게로 가는 부모들, 시골에서의 삶을 위해 귀농했지만 원주민과의 갈등에 다시 발길을 돌리는 귀농·귀촌인 등. 해남을 떠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해남군의 숙제가 되고 있다.

이젠 취·창업지원, 귀농지원 등의 각종 정책적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주민들 스스로 지역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도록 해 마을의 자치능력을 키워줘 마을에 대한 소속감을 높여 공동체 활성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살기 좋은 우리 마을로 변화시키기 위해 주민들이 스스로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공동체 활동이 필요한 것.

하지만 아직 해남군의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관련 생태기반이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 주민들을 이끌 활동가와 전문가가 부족해 주민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되고 있다. 농수축산업 등 1차 산업이 주를 이루는 해남군으로서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축산물을 인근 도시권에 판매해야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타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립기반을 높일 방안도 필요하다.

   
▲ 해남군이 주민들의 자치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주민자치학교를 열었다.

해남군이 마을공동체를 위해 행복마을 만들기, 정보화마을, 중심지 활성화사업, 마을단위종합개발, 새뜰마을, 행복마을, 마을만들기 등 각종 사업들을 추진했고 현재도 추진 중에 있지만, 건물 등 시설위주의 공사가 진행되다보니 정작 주민들이 활용하지 못해 방치하는 곳도 많다. 일부 주민들도 역량 강화는 뒷전이고 예산 지원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진행된 공동체 활성화 사업들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당초 목적과 다른 부작용은 없는지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자원을 조사하고 공동의 의제를 발굴하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주민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도 행정 중심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요구하고 행정은 현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직접 시행하며 단합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 운동들이 해남 곳곳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

황산면 연호마을(이장 박칠성)은 지난해부터 주민들이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연호마을은 지난 2019년 2월 지난해 배춧값 폭락으로 손해가 막심하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안정적으로 소득 얻을 수 있는 판로를 확보코자 마을기업인 농업회사법인 연호 주식회사를 만들었다. 또한 지역자원인 보리를 활용한 축제를 열기로 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4월 열린 제1회 해남 황산 연호보리축제를 열어 관심을 끈데 이어 올해도 이달 말 축제를 열 예정이다. 코로나19로 경로당이 폐쇄되면서 집에만 머무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부녀회가 자발적으로 음식을 가져다주며 안부를 살피는 활동을 하고 있고,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보리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북평면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노명석)도 주민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주민자치 강의를 비롯해 위원들의 재능기부로 자치센터에서 사물놀이와 다도교실 등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위원들은 기초조사와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북평면내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의 필요성이 제기돼 완주군으로 방과 후 수업 관련 견학을 다녀오고 독서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나누는 등 지역에 필요한 사안을 함께 고민하고 이를 해결코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해남군청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변화도 눈길을 끈다. 군청 내 마을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군의원, 주민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해남형 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모색코자 공동체활성화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 중에 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11월 공동체협의체를 구성, 지역의 자원을 조사하고 논의하며 해남형 공동체과 부서신설 필요성, 조례 제정, 공동체 기금 설치 등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해남군도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높이고자 주민자치학교를 열고 있으며 자치학교 이수자에 한해 자치위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치분권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해남군내 주민자치위원회는 황산·북평·화원·산이·송지·화산·현산 등 7개 지역에 구성돼 있다.

군은 지난해까지 군 전체를 대상으로 주민자치학교를 열었지만 현재 구성된 지역도 있고 구성을 준비 중인 지역도 있는 만큼 올해는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을 위해 지역별로 주민자치학교를 열 계획이다. 또한 주민자치위원회 중 활성화 돼 있는 황산면과 북평면의 경우에는 위원회의 권한 등을 높이는 주민자치회로 전환코자 준비 중이다. 황산면과 북평면은 올해 해남군이 처음으로 주민들이 주도해 마을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주민 자치중심 읍면 장기발전계획 시범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남군의 주민자치는 타 자치단체보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힘차게 뛰어갈 준비 중에 있다. 다만 마을공동체를 위한 주민자치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핵심인 만큼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과 분위기 조성이 필요시 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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