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어업권 분쟁' 마로해역
마로해역 어업권 해법은 없나어업면허 종료 앞두고 법정 공방 다시 시작돼
해남 "삶의 터전 포기 못해" … 진도 "이젠 우리가 되찾아야"
'어업권 누가 인정 받느냐' 법정다툼 최대 쟁점
육형주 기자  |  six@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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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9  18: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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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해역의 어업권을 두고 해남과 진도의 갈등이 다시금 불거져 법정다툼까지 진행되고 있다.

해남 어민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로 과거 무력충돌까지 있었던 일이 반복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남군과 진도군 사이의 바다인 마로해역은 해남의 육지에서 약 3.2㎞, 진도의 육지에서 약 8㎞ 떨어져 있으나 바다경계선을 기준으로는 진도쪽으로 80%, 해남쪽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마로해역은 지난 1982년 해남 어민들이 어장으로 활용하던 바다에 김 양식시설을 설치하며 개척했던 곳이다. 진도는 진도대교가 개통되고 물김 판매가 용이해지면서 지난 1994년 해당해역이 진도 해상임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다.

 

   
▲ 해남어민과 진도어민 사이에 어업권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마로해역 일대.

마로해역을 둘러싼 해남과 진도 어민들의 갈등은 지난 1994년부터 본격화 됐다.

10년이 넘도록 마로해역에서 양식을 해온 해남 어민들은 생계를 지키기 위해 진도대교를 점거하며 농성을 벌이고, 이로 인해 진도 어민 등과 무력충돌을 빚는 등 갈등은 커져갔다. 당시 해남과 진도 어민들은 합의를 통해 1536ha씩 나눠 김 양식을 하도록 합의해 한정어업면허를 받아 일단락됐다.

해당 구역이 정식 어업면허로 변경되는 2000년 6월에도 어업면허를 가지고 있는 진도군수협과 해남군수협이 행사계약을 통해 1370ha를 해남 어민들이 사용하도록 했다. 어업면허는 10년을 주기로 완료되며, 1회에 한해 10년 연장이 가능해 진도군수협이 올해 6월 7일까지 면허권을 갖게 됐다. 연장 전 10년차가 되는 지난 2010년 6월이 다가오자 갈등은 다시 불거졌다. 진도군수협이 어장관리 규약을 변경하면서 해남 어민들이 더 이상 마로해역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한 것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면서 법정다툼이 시작됐다.

진도에 신규면허 부여하며 조정

   
 

법원에서는 해남군 어업인들이 오는 6월 7일까지 어업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1370ha에 대한 각 어업권 행사계약 체결 절차를 이행하고, 조정참관인인 전남도는 진도군 해역에 해당 면적만큼인 1370ha의 신규 어업권 면허를 부여하도록 하는 것으로 분쟁이 끝났다.

그러나 진도군수협이 지난 2018년 9월 해남군수협과 행사계약을 위해 보낸 계약서에 추가조항이 생기면서 갈등이 재연되는 것이 예상됐다. 추가된 내용은 시설물 철거, 법률상 유권해석, 손해배상 등으로 해당 지역에서 어업을 하지 못할 경우 설치돼있는 시설물을 자진 철거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해남군수협은 수차례 진도군수협과 합의점을 찾았으나 결국 해결되지 않고 1년마다 이뤄지던 행사계약이 면허종료일인 올해 6월 7일까지 2년을 묶어 계약했다.

진도군수협은 진도 어민들의 의견에 따라 마로해역에 대한 행사계약을 앞으로 진도 어민들과 맺을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진도 어민들도 오랜 시간 진도 해상에서 해남 어민들이 해왔으니 이제는 진도 어민들이 양식을 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해남 어민들은 40년 가까이 일궈온 삶의 터전이자 생계인 바다를 뺏길 수 없고 대체 면적을 받아 놓고 욕심을 부린다는 입장이다. 해남군수협은 앞으로 행사계약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진도군수협에 행사계약 절차 이행 소송을 진행해 오는 20일 재판이 시작된다.

행사계약 관련 재판 20일 열려

해남과 진도의 김 양식 규모 차이는 크다. 진도는 넓은 해역을 활용한 기업형이지만 해남은 생계형이다. 마로해역을 포함한 해남의 김양식 면적은 9596ha, 진도는 1만7019ha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로 인해 얻는 평균 소득도 차이가 크다. 해남군은 1억600만원인 반면 진도군은 5억470만원의 소득을 얻어 5배가 조금 넘는다.

해남군수협은 해남 어민들의 피해를 막고자 마로해역에 대한 어장이용개발계획을 제출했었다. 진도군수협이 가지고 있는 어업면허가 만료되고 면허권자를 새로 지정해야 하기에 어장이용개발계획을 접수했으나 기존 어업권자인 진도군에서 수립했기에 승인되지 않았다. 마로해역은 진도군에서 어업면허를 주고 있어 면허의 우선순위 결정 여부 등을 문의했으나 기존 어업권자인 진도군수협을 1순위로 결정하고 기간 내에 미신청시 별도 순위를 결정해 면허를 처분코자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수산업법의 시행규칙인 어업면허의 관리 등에 관한 규칙 제41조에는 어업권 우선순위를 다음 각호의 순서에 따른다며 우선순위의 첫 번째는 해당 어장에서 어업권을 행사한 실적이 있는 자라고 되어있다.

어업권이 실질적으로 해당 해역에서 어업을 하고 있는 자를 말하는지 아니면 어업면허를 득한 자를 뜻하는 지가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마로해역에서 김 양식을 해왔던 해남 어민들의 어업권을 인정해 준다면 어업면허를 진도에서 가지고 있더라도 현행과 같이 어업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재판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법원이 진도의 손을 들어줄 경우 마로해역에서 김 양식을 하던 해남 어민 174명의 생계는 위협받게 된다.

박성진 어란어촌계장은 "어민들이 바라는 것은 예전처럼 마로해역에서 김 농사를 짓고 싶을 뿐이다"며 "아무것도 없던 망망대해에 터를 잡고 살아온 세월이 몇 년인데 이를 포기하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해당 해역을 잃는다면 김 양식을 잇기 위해 내려온 젊은 층도 다시 지역을 떠날 것이며 생존권이 달려있는 문제이다"며 "재판 진행상황 등을 보면서 우리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해남 어민은 생계 문제가 걸려

해남 어민들에게는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해남과 진도의 무력충돌까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진도군에 주어졌던 신규 면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어업면허는 각 지자체에서 허가를 주는 것으로 해당 면적은 아직 면허기간이 남아있어 중간에 취소되진 않는다. 전남도는 각 지자체간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중재에 나서고는 있으나 양쪽 입장이 달라 큰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해남 어민들은 지난 13일 어민들의 입장을 표현하고자 마로해역 인근을 도는 해상행진을 계획했으나 진행상황을 살피며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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