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가 임웅열 씨 '악전고투'
코로나로 행사 사라져 헐값 처리
기관단체 등 돕기 캠페인 큰 도움

▲ 임웅열 씨가 수확을 앞둔 스타티스를 손질 하고 있다.
▲ 임웅열 씨가 수확을 앞둔 스타티스를 손질 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는 아무것도 아니어요. IMF 때는 그래도 그냥 지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이 코로나19는 그냥 멈춰서버린 느낌입니다."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화훼농가의 악전고투가 계속되고 있다.

현산면 위치한 비닐하우스 2000평(6610㎡)에서 꽃을 재배해 온 임웅열(52) 씨는 꽃 재배에 뛰어든 20여 년 동안 올해처럼 힘든 해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임 씨는 "코로나19로 가장 대목인 2월 졸업시장과 축제, 행사가 모두 사라지고 결혼식마저 취소되는 상황에서 꽃값이나 매출 모두 예년에 비해 3분의 1에서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특히 양재동 화훼공판장 경매에서도 여러 차례 유찰된 적이 있고 차마 폐기할 수가 없어 헐값에 도매시장으로 넘긴 적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출받아 마련한 모종 값은 이제 빚내서 갚아야 할 처지고 한 달에 수백만 원에 달하는 난방비와 운영비도 여전히 걱정거리다. 지난해 한창 바쁠 때는 2명 이상 인부를 사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아내와 함께 작업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쓰러져가는 화훼농가의 마음을 달랜 것은 각 기관·단체의 꽃 소비 촉진 운동과 알음알음 알고 돕기 운동에 동참한 군민들이었다.

임 씨는 "해남군과 해남교육지원청, 해남소방서와 현산농협 등을 비롯한 각 기관단체에서 지난 2월부터 꽃 사주기 운동에 동참해줬고 학교 동문들과 여러 군민들의 도움이 그래도 마음의 위안을 줬다"고 말했다.

임 씨는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각자 테이블 앞에 꽃 한 송이라도 올려놓고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해남군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이번 5월 임시회 3회 추경안에 모종대와 농약비료비 등 2억7000만원(자부담 1억3500만원)을 지원하는 보조사업비를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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