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향교삼호학당 고문)

 
 

우리 조상들은 수천 년 전부터 미풍양속으로 반상을 막론하고 성년례를 치러왔다. 근데 1910년 한일강제병합으로 60여 년간 끊기었다가 광복 이후 1973년에 재개하여 올해가 48회째가 되는 해다. 올해 성년례는 코로나19로 인해 '성년의 날'인 5월 18일 열리지 못하고 미루게 되었다.

우리 해남에서는 작명례와 더불어 성년례 행사를 향교 주관으로 2005년도부터 매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시행해오고 있고, 두 행사를 치르고 있는 지역은 타 시도는 몰라도 광주·전남에서는 해남만 유일하게 시행해오고 있어 실로 자부심을 갖기도 한다.

성년의 날 행사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들이 시행하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우리가 가장 먼저 시행해 왔음을 중국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성년례는 중국의 설화적 제황인 황제에 의해 비롯되었다고 하며, 그 황제는 동이(한국)에 와서 자부선인이라는 학자에게 배우고 내황문을 얻어가지고 돌아가 염재신농씨 대신 임금이 되어 백성들에게 가르쳤다"고 전하는 것으로 봐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순풍양속이라 할 것이다.

원래 우리의 성년례는 각 가정에서 사회적으로 학문과 덕망 있는 큰 어른을 모셔와 단독으로 15-20세 생일에 즈음하여 남자는 관례, 여자는 계례라는 형식으로 치러왔다. 지금은 남녀모두 긴 머리를 땋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가정에서 단독으로 시행하기 어려워 직장이나 여타 단체에서 집체 성년례를 권장하고 있다.

필자는 국가공인 실천예절지도사로서 이 행사를 주례로 계속 주도하면서 체험에서 느낀 바가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유태인들의 성년식을 소개코자 한다.

유태인들의 어머니는 자신의 뿌리와 전통, 종교문화를 신앙처럼 중요시 여기고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성년식으로, 13세가 되면 성년식을 올린다. 그들은 신과 계율로써 맺어진 신의 아들과 딸이라는 뜻이다. 13세가 되면 부모의 자녀인 동시에 신의 아들딸로서 성경을 공부하고 성경에서 가르친 대로 살아간다.

성년식은 반드시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에 가서 올린다. 이유는 2000년 전 로마군이 예루살렘을 공격해 많은 유태인을 학살했기에 그 아픔을 되새긴다는 뜻이 담겨있고 주례를 아버지가 맡는다는 게 우리와 다르다.

아버지는 준비해 온 축복문을 히브리어로 읽는다. 더 이상 부모에게 의존치 않고 스스로 종교인이 된다. 이날 부모와 축하객으로부터 성경책, 손목시계, 축의금 등 3가지 선물을 받는다. 성경책은 성인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라는 뜻이고, 시계는 약속을 잘 지키며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며, 축의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거액이 출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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