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어민들, 공판 앞두고 13일 해상행진 억울함 호소
"40년 가까이 터전인 김 양식장 포기는 있을 수 없다"

▲ 해남과 진도 사이 바다의 김 양식 어업권을 두고 분쟁 중인 마로해역. <지도출처 네이버>
▲ 해남과 진도 사이 바다의 김 양식 어업권을 두고 분쟁 중인 마로해역. <지도출처 네이버>

마로해역으로 생계형 김 양식을 하고 있는 해남 어민들이 40년 가까이 일궈온 김 양식장을 빼앗길 위기에 놓여있다. 마로해역 어업권은 해남지역 어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되풀이되는 분쟁이 해소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로해역은 해남군 육지로부터 약 3.2㎞, 진도군 육지로부터 약 8㎞ 떨어져 있는 해남과 진도 사이의 바다. 이곳은 해남 어민과 진도 어민 간 수차례 분쟁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현재 진도군수협이 면허권을 가지고 있다. 해남 어민들은 해남군수협이 진도군수협과 맺은 행사계약을 통해 마로해역 1370㏊에서 김 양식 중이다.

진도 어민은 1370㏊ 이상에서 양식 중이며 특히 지난 2010년 발생한 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전남도가 진도군에 1370㏊를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어업권을 부여해 마로해역과 관련해 해남보다 2배 많은 양식규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업권이 오는 6월 7일로 종료됨에 따라 진도군수협이 또다시 마로해역이 진도 해상임을 주장하며 해남 어민이 이용 중인 1370㏊에 대한 어장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한 1차 공판은 오는 20일 열린다.

현재 마로해역에서는 어란·동현·어불·송호 어촌계 174명의 어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해남군내 김양식 규모는 마로해역 포함 9596㏊로 마로해역이 14%를 차지한다. 반면 진도군의 김양식 규모는 1만5649㏊로 해남군의 1.6배, 마로해역까지 포함하면 2.1배가 된다.

또한 해남군 김 양식 어민은 627명, 생산금액은 665억원으로 평균 소득이 1억600만원인 반면, 진도군은 204명이 1115억원을 생산해 평균 5억4700만원의 소득을 올려 해남군의 5.16배에 달한다. 사실상 진도 지역은 기업형인 반면 해남군은 생계형인 것이다.

특히 송지 어란 어민들은 164명이 마로해역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마로해역 설치비율이 80%에 달해 마로해역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 소득도 80% 감소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해남지역 어민들은 마로해역 어업권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가슴을 졸이고 있다. 특히 해역을 자치단체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상황으로, 마로해역을 최초로 개발하고 시설한 어민들이 해남 어민들이며 10년 전 협의 당시 분쟁을 조정코자 진도군에 1370㏊에 상응하는 대체면허를 승인한 상황에서 40년 넘게 김 양식을 하고 있는 곳을 빼앗는 것은 생계를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해남 어민들은 생계형 어업으로 마로해역에서 김 양식을 못하게 되면 생계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다"며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의에 노력하고 있으나 답보상태로 행정적 노력으로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보니 소송까지 제기된 상태다"고 말했다.

해남 어민들은 기존에 양식을 해왔던대로 현행 양식 어장 이용을 희망하고 있다.

한편 마로해역은 지난 1982년부터 해남 어민들이 김 양식을 시설해 관행적으로 양식업에 종사해 왔지만 1994년 진도 어민들이 해상경계상 진도 해상임을 주장하며 어장을 찾고자 진도대교 점거 농성까지 벌이며 분쟁이 발생했다. 당시 마로해역 3072㏊ 중 상단부 1536㏊는 진도군 어민이, 하단부 1536㏊는 해남군 어민이 양식하도록 어민간 합의가 이뤄졌고 어업권은 진도군수협이, 행사자는 해남군수협으로 되어 있다.

이후 2010년 6월 7일 어업권 기간이 만료되자 2차 분쟁이 벌어져 법정 공판까지 진행됐으며 당시 법원의 판결 결과 해남군 어업인들이 행사한 어장 8건, 1370㏊는 유효면허의연장기간인 2020년 6월 7일까지 현행대로 어업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결정됐다. 단 조정참관인인 전남도가 진도군에 1370㏊를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어업권을 부여키로 하고 양군 어업인이 이를 수용해 분쟁이 종식됐다.

하지만 면허기간이 오는 6월 7일로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또다시 진도 어민들이 마로해역 어장반환을 요구하고 있어 마찰을 빚고 있다.

해남지역 어민들은 생존권을 위해 현행대로 어업권이 유지돼야 한다는 어민들의 입장을 알리고자 오는 13일 마로해역 해남지역 어장 주위를 도는 해상행진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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