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산이면을 진앙(지진이 발생한 지구 내부에서 수직으로 지표면과 만나는 지점)으로 하는 지진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11일간 모두 69차례나 발생했다. 이 가운데 지난 3일 밤 10시7분께 규모 3.1을 비롯해 규모 2.0이상의 지진도 4차례에 달했다. 같은 장소에서 반복적인 지진은 이례적이라고 기상청은 보고 있다.

지진은 지하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거나, 단층이 미끄러지면서 그 에너지가 방출되어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다. 이번에 발생한 규모 3.1은 '건물 상층에서는 현저히 느낄 수 있고, 정지된 자동차가 흔들릴 정도'의 위력이다.

해남에서는 1978년 기상청이 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래 한 번도 지진이 발생되지 않아 이번 지진을 접한 주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허나 조선시대에도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 세종 18년(1436년 2월 8일) 해진(海珍·지금의 해남과 진도)에 규모 4의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 규모 6 지진도 여러 차례 났다는 기록이 있다. 해남이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이번 지진이 가장 강력한 본진(本震)인지, 아니면 본진에 앞선 전진(前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단층이 재활성화된 것 같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해남군은 부군수를 단장으로 하는 지진대응팀을 구성해 전체 군민을 대상으로 대피 훈련을 하고, 마을 방송 등을 통해 행동요령과 대피소 안내 등 지진 대비에 나서고 있다.

지진은 '아직은' 인간이 어떻게 제어해 볼 수 없는 자연재해이다. 평소 대피요령을 숙지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만이 최상의 대책이다. 이번 지진으로 해남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철저한 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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