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못구해 농사일정 늦춰야
고추·고구마 정식 못해 발동동
인건비도 지난해보다 큰폭 상승

▲ 농촌 인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화산면 율동리 인근 밭에서 마을 주민들이 품앗이로 비닐 멀칭작업을 하고 있다.
▲ 농촌 인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화산면 율동리 인근 밭에서 마을 주민들이 품앗이로 비닐 멀칭작업을 하고 있다.

고구마 정식을 위해 인력사무소에 연락한 A 씨는 일할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1주일 이상 일정도 잡혀있다는 말에 정식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농촌인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줄어들어 인력수급에 문제를 겪고 있다.

고추와 고구마 정식이 한창인 4월은 평년에도 농작업을 위한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가 고국으로 돌아간 뒤 입국이 어려워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컸고 내국인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영농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A 씨는 "지난해 30여 명씩 불러 일했는데 올해는 절반 정도만 올 수 있다고 한다"며 "인력이 줄어 제때 농작물을 심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면 수확도 그만큼 늦어져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도 지난해 7만~8만원하던 것이 올해는 10만원까지 올라 부담이 크다"며 "농사를 지어야하니 인력사무소에 미리 연락해 예약해두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어촌에서 외국인 노동력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초 고국으로 갔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다시 들어오지 못하면서 남아있는 인력만으로 모든 농사일을 처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고구마 정식의 경우 이달이면 대부분 끝나야하나 인력부족으로 다음 달까지 이어지는 곳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양파와 마늘 수확을 비롯한 인력이 필요한 시기가 계속되지만 인력부족으로 제때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인력사무소를 운영하는 B 씨는 "지난해보다 나오는 외국인들의 수가 줄었다"며 "요청은 많으나 전부 인력을 연결해줄 수 없는 현실이다"고 말했다.

농사 규모가 큰 대농들의 경우에는 예전부터 관계를 맺은 봉고반장, 인력팀 등과 연락해 일손을 구하고 있으나 구할 수 있는 수는 줄어들었다. 반장들과 함께 다니는 외국인들의 수도 줄어들었다. 소농들의 경우에는 인력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 외국인이 없으니 내국인을 구해야하는데 외국인에 비해 인건비와 연령대도 높아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농촌 인력부족과 코로나19의 여파를 줄이고자 농기계 임대사업소의 임대료 감면과 더불어 군과 기관, 단체 등에서 일손 돕기에 나서고는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벅찬 실정이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중 불법체류 중인 사람들의 수도 많아 외국인 노동자의 합법적인 고용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면 농어업을 할 수 없는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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