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웅(광주환경운동연합 고문)

 
 

4·15국회의원 선거 여론조사에 의하면 호남에서는 4년 전 총선에서 '안철수 바람'의 경우처럼 또 다른 '바람선거'가 거세게 불고 있다. 이른바 '문재인 찬스'나 '지역 맹주당 찬스'라는 바람선거가 세차게 몰아치는 형세이다. 선거일이 다가온 가운데서도 호남지역의 소위 거물급 현역의원마저 이 바람 앞에서는 추풍낙엽 신세이다.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닐 듯 싶다. 예로 지역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 비춰진 당선 유력 후보자의 언행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혹자는 바람선거의 수혜자, 즉 유력 후보자의 표정관리가 잘 안되면서 벌써부터 완장을 찬 모습이라는 얘기들이 떠돈다. 이럴 즈음에 해남이 고향인 필자(재광해남향우)는 교과서적 또는 이론적인 선거관련 글쓰기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이다. 차라리 선거 이후의 당선자를 바라보는 선거 관전법에 대해 몇 마디 하고자 한다.

첫째, 이번 선거바람의 강도나 척도는 호남에서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당선자의 득표율과 비교분석해본다면 진정한 이 지역의 민심과 호응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유력 후보자가 당선되면 축하와 격려 또는 존경의 꽃길잔치와 모임이 여러 단위에서 잇따를 것이다. 이 때 당선자가 선거운동기간 중의 낮은 자세와 초심이 계속 작동하는지를 지켜보는 관전법이다. 목과 어깨에 힘이 실린 '완장 찬 모습'은 정치인에게 경계해야할 대상 1호이기 때문이다. 사실 권위적인 모습이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일종의 완장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선거가 끝나면 중앙언론에서는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국회 내 정치계보도를 작성한다. 어느 계파에 속하느냐 하는 것은 당선인들의 자유의사이자 몫이다. 그러나 특정 정치계보의 돌격대나 호위무사 역할을 자임한다면 소위 '동네급' 국회의원으로 전락할 것이다. 해남·완도·진도의 자존심과 명예를 드높이는 '광역급' 또는 '전국급' 의원으로 성장하는 싹이 보이는지 살펴보는 관전법도 재미있을 것이다.

넷째, 당선자가 자신과 소속 정당이 다른 현직 군수, 군 의원들과 얼마나 소통할 것인가라는 관전법이다. 군수와 호흡을 맞춰 지역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인지, 아니면 사사건건 발목을 잡거나 무관심과 방임으로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인지 관전하는 것도 흥미거리이다. 이 부문에서 당선자의 인물 됨됨이가 좁쌀인지 콩알인지, 아니면 호박인지 인물의 크기를 가늠해보는 것도 지역민의 관전 권한이다.

다섯째, 물심양면으로 당선에 기여한 선거운동 조력자와 당선인의 가족, 친인척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관전법이다. 혹시 그 분들이 암암리에 민폐를 끼치거나 군정에 관여하여 끗발을 부리는 경우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도 지역민의 권한에 속한다. 당선인은 지역민들이 소위 수신제가(修身齊家)하여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에 이르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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