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역대 어느 총선보다 유권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채 치러지는 분위기이다.

이런 분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대형 악재가 우리 사회를 덮친 요인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으나, 유권자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 정치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양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이전투구와 각종 파열음은 유권자를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으로 내몰았다. 민생당, 국민의당 등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으로 급조된 정당들의 행태도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기에다 도입 취지가 사라진 채 '괴물'로 전락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차라리 안쓰럽다고 해야 할 정도이다. 1, 2당은 아예 비례정당 후보도 내지 않은 채 위성정당(기생정당이라고 해야 더 어울리는 표현)을 만들었고, 이 틈을 비집고 들어온 비례정당들을 보면 당명도 생소하지만 듣기에도 요상한 '일회용'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정책과 공약 대결도 실종된 지 오래다.

코로나19와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낮은 투표율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만약 어느 후보가 50% 투표율에서 5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하자. 그 후보는 총 유권자의 25% 지지만으로 국민의 대표로 뽑히는 '표심의 왜곡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유권자의 발길이 투표소를 외면할 경우 '그들만의 정치'를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평소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선거권의 소중함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4월 15일 선거일 당일 불가피한 다른 일정이 있다면 당장 오늘과 내일 실시되는 사전투표를 하도록 하자. 우리의 한 표가 모아져 올바른 정치를 유도하고, 그러면 우리의 삶도 더 나아질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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