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구매제도와 연계 필요
해남군, 조례 따라 구매계획·목표 설정
우선구매 가능 품목 생산유도도 필요

 
 

<편집자주> 사회적경제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를 통해 사회의 필요를 조달하는 경제공동체 활동으로, 지역순환경제의 구축을 지향하고 지역주민들이 마을의 여러 자원을 활용해 사회적 문제와 마을 의제 해결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사회혁신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명현관 군수도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1읍면 1사회적경제기업 육성 계획'을 민선 7기 공약으로 선정하고 추진 중이다. 4년의 재임기간 중 반드시 하겠다는 65개의 세부과제 중 하나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꼽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해남군내 사회적경제 기반은 아직 빈약하다. 마을기업과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 등이 생겨나고 있지만 안정적인 수익이 뒷받침되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사회적경제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돕고 지역에서 활동 중인 사회적경제 기업들을 소개하는 '해남 소셜파티'가 지난해 10월 군민광장에서 열렸다.
▲ 사회적경제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돕고 지역에서 활동 중인 사회적경제 기업들을 소개하는 '해남 소셜파티'가 지난해 10월 군민광장에서 열렸다.

해남군은 지난해 해남군의 사회적경제 현황과 실태를 조사하고 해남군의 가용 자원과 잠재수요를 파악해 실현가능한 사회적경제 육성 전략을 수립코자 '사회적경제 자원조사 및 육성계획' 용역을 실시했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해남군 사회적경제기업은 양적·질적으로 빈약한 생태 환경에서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군은 지난 2017년 8월 28일 '해남군 사회적경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조례에 따라 군수는 사회적경제 조직에서 생산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우선구매를 촉진하고 판로개척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자치단체에서 구입 가능한 재화나 서비스를 사회적경제 조직에서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함으로써 사회적경제 조직의 안정적인 정착과 지속적인 성장을 돕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우선구매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군의 소속기관과 군 산하기관의 구매계획, 목표, 구매실적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홈페이지 등에 공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군은 실과소별로 구매계획과 목표 등을 수립하고 있지만 홈페이지에는 공표하지 않고 있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해남군의 사회적경제기업 우선구매 목표액은 15억5000만원이었으며, 구매실적은 12억2986만1000원<표 1 참조>으로 목표 대비 79%에 그쳤다. 해남군 전체 구매액인 162억639만5000원에 비해서는 7.6% 수준이다. 올해 목표액은 25억506만9000원으로 총 구매액 대비 구매계획 비율도 15.5%까지 높일 계획이다. 군이 지난해 구매한 사회적경제기업 구매품목을 살펴보면 전남 청년 마을로 사업 보험료와 급여, 수당 등의 지급이 구매실적에 상당부분 포함돼 있었다. 또한 복사용지와 문서보존상자, 사무용품, 행정봉투 등 각종 용품 구입도 많지만 해남군내에는 이 같은 용품을 판매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없다보니 여수시 등 타지역에 위치한 사회적경제기업에서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해남군내 사회적경제기업 구매실적은 통합사례관리대상자 서비스연계 및 물품 지원에 '함께해요 사회적협동조합'이,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정부양곡 택배 용역료는 자활기업인 희망나르미사회적협동조합이, 고산유물전시관·해남미소·도립공원 등 홈페이지 유지관리는 농터(주), 간담회 후 식사 등을 위해 이용한 땅끝월송장협동조합 등에 불과했다. 해남군내 사회적경제기업이 농수특산물 위주의 생산이다보니 이용에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특산품 구입도 전지훈련선수단 지원 등 일부 이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저조했다.

때문에 단순한 사회적경제기업을 늘리는 것이 아닌 공공기관에서 우선구매제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육성할 지도 중요시 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해남군내 사회적경제기업은 대부분 농수산물 위주다보니 공공구매에는 한계가 따른다"며 "하지만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제품의 판로 확대가 중요한 만큼 올해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조달청에 등록해 공공기관에 납품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상품 리스트 부서별 배치 구매유도 
실과소별 구매실적 관리 강화 돼야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공공구매'는 물품, 용역서비스를 구매할 경우 의무적으로 사회적경제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토록 해 판로 확대를 통한 자생력을 높여주기 위한 제도다.

반면 전남도는 지난 2일 '전라남도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구매실적 및 구매계획 공고'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해남군 보다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해남군도 보다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부서별 구매실적과 목표액을 공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사회적경제기업에서 99억8392만7000원을 구매해 목표액(39억2852만2000원) 대비 254.1%를 달성했다. 또한 총 구매액에 비해서는 13.01%를 기록했다. 전라남도 산하인 해남소방서는 지난해 2790만5700원 어치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특히 조례에 따른 사회적경제 제품 우선구매와 관련해 군청내 실과소와 읍면별 구매실적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본지가 해남군으로부터 받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사회적협동조합의 구입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구정책과가 3억6997만8570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안전도시과 1억3596만8000원, 주민복지과 1억5595만8300원 순이었다. 인구정책과는 전남 청년 마을로 사업 보조금(급여) 지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실제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구매와는 차이를 보였으며 안전도시과는 덕흥교(봉림) 보수공사(1억2458만2000원)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경제산업과(62만7000원), 기획실(225만원), 축산사업소(132만1400원), 해양수산과(130만), 농업기술센터(148만8000원), 의회사무과(119만4050원), 농정과(257만3000원) 스포츠사업단(366만1200원) 등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외 건설주택과는 1374만7500원, 관광지관리사업소 3453만7900원, 군정혁신단 500만원, 문화예술과 1056만9800원, 보건소 5571만7000원, 산림녹지과 1025만3000원, 상하수도사업소 3706만2900원, 유통지원과 2668만4400원, 재무과 728만650원, 종합민원과 521만4400원, 총무과 1767만2000원, 환경교통과 2054만7400원 등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회적경제 우선구매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해남군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해 실과소와 읍면사무소에 배치하는 등 우선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시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남군이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의지가 높다면 해남사랑상품권과 같이 실과소별 구매실적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해남군은 해남사랑상품권 발행 이후 매주 각 부서별로 정책발행과 구매릴레이 추진 현황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 해남군은 해남사랑상품권 발행 이후 매주 각 부서별로 정책발행과 구매릴레이 추진 현황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실제 해남사랑상품권의 경우 각 부서별로 매주 해남사랑상품권 정책발행 및 구매릴레이 추진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표 2 참조> 해남군으로 전입 온 세대에게 지급되는 전입장려금을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고 각종 제안제도를 통해 선정된 시상자에게 시상금으로 해남사랑상품권을 지급토록 하는 등 부서별로 그동안 현금으로 지급됐던 사업들 중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 가능한 사업을 발굴하고 이에 대해 매주 실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경제기업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부서별 구입 목표액만 설정하고 있어 사회적경제 분야도 각 부서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출을 유도하는 정책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도 사회적경제기업은 5000만원 이하까지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적경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해남군도 해남에 맞는 사회적경제 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추진전략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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