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밖 청소년들이 사회적경제동아리를 만들어 천연소재 제품 만들기와 판매 활동을 펼쳤다.
▲ 학교밖 청소년들이 사회적경제동아리를 만들어 천연소재 제품 만들기와 판매 활동을 펼쳤다.
▲ 지난해 11월 해남마을교육공동체의 날 행사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있다.
▲ 지난해 11월 해남마을교육공동체의 날 행사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있다.
 
 

<편집자주> 해남교육지원청과 해남군을 비롯해 지역사회가 나서서 추진하고 있는 해남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 올 한해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도 다양한 사업이 펼쳐지는 것은 물론 사업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올해 안에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제정이 추진되고 전담부서 설립도 검토되고 있다. 사업 추진 2년 째를 맞은 해남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현재 상황을 짚어본다.

 

- 마을교육공동체 성과와 과제

마을교육공동체란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마을이 아이들의 배움터가 되며, 아이들이 마을의 주인이 되도록 지역 사람들이 공동체를 만들어 자신들이 사는 마을의 발전과 교육 비전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도록 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인구 감소와 학생 수 감소에 직면한 농어촌교육활성화의 일환으로 교육청과 학교, 지자체와 지역사회, 군민이 연대하고 협력해 이른바 거버넌스(협치, 협업)를 구축해 지역교육문제를 고민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돼 해남학생기획학교와 해남마을학교가 운영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해남학생기획학교는 학생들이 주도해 사회적경제동아리와 학생기획동아리, 진로탐구동아리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학교밖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경제동아리와 학생기자단이 만든 해남학생신문은 지역사회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마을학교는 마을에 학교 밖 학교를 만들고 다양한 진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을 마을주민으로 성장시키고 배움터로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인데 용전새날학교, 고라니와 호박학교, 금쇄동 마을학교, 무선동한옥마을 등 4곳이 운영됐다.

이와 함께 학교와 마을이 함께여는 축제, 작은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 운영, 마을을 소재로 한 프로젝트 수업 등 학교-마을 연계 수업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는 해남마을교육공동체의 날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원에 머물고 있는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읍면별 마을교육공동체 구축, 교육협동조합과 교육자원봉사 활동의 활성화는 숙제로 남았다.

또 학생기획학교는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 예측과 반영이 미흡하고, 마을학교는 읍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돼 거리가 먼 면지역의 참여 방안이 요구됐으며 학교-마을 연계수업은 일부 단편적인 마을 체험학습에 머무는 문제점을 낳기도 했다.

-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추진 관심

이 같은 성과와 과제를 바탕으로 올 한해 가장 큰 변화는 사업의 지속성과 안정성은 물론 사업의 내실화를 위해 해남마을교육공동체 조례 제정이 추진된다는 점이다.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해남군이 군 장학기금에서 한 해 1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해남교육지원청이 자체 예산을 더해 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인데 조례 제정은 해남군이 보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사업 시행의 주체가 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장학기금이 아닌 군 자체 일반회계로 예산을 편성해 보다 큰 예산지원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사업의 지속성을 가져올 수 있으며 조례 안에 마을교육공동체 지원센터 구축과 전담부서 설치 등을 명시화해 사업의 내실화를 꾀할 수 있게 된다.

마을교육공동체 지원센터는 지자체와 교육지원청, 학교, 지역사회 등이 참여해 마을교육활성화를 위한 사업계획 수립과 프로그램 개발, 인력양성, 컨설팅 등 전반적인 사업수행의 중심역할을 하게 된다. 군에서 직영하거나 위탁도 가능하고 센터장을 공모할 수도 있다.

지원센터와 별개로 해남군은 전담부서 설치도 계획하고 있다.

해남군 행정 조직도에 마을교육공동체 전담부서를 만들어 이 사업이 해남군의 핵심사업임을 강조하고 예산편성과 지원 등 사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마을공동체 추진위원회도 만들어 관련 사업과 예산에 대한 심의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을교육공동체 조례는 박상정 군의원과 해남군, 해남교육지원청, 해남교육참여위원회를 중심으로 현재 논의가 추진되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로 좀 더 논의를 거쳐 조례에 담을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며 "올해 안에 제정하고 내년에 마을교육공동체 지원센터를 설립해 사업계획이 수립되면 이후부터 전담부서와 지원센터 두 바퀴 체제로 해남마을교육공동체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추진되는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올해 추진되는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의 핵심 또한 '마을학교'와 '학생기획학교'이다.

해남교육지원청은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중심마을학교 1곳, 마을학교 6곳, 학생동아리학교 14곳 등 올 한해 해남마을교육공동체사업을 이끌 기관 21곳을 최종 선정했다.

중심마을학교에는 해남문화예술협동조합이 선정돼 전남도교육청으로부터 2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되는데 지역의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마을교사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성과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고무신을 만들어 나눠드리는 효 봉사와 마을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을학교로는 땅끝해남스포츠클럽(생활스포츠), 북평면주민자치위원회(마을역사탐방과 용줄다리기), 야호문화나눔센터(나를 알기와 마을을 알기), 해남농촌교육장진로체험농장협의회(전통음식만들기와 숲·나무와 놀기), 해미리 지역아동센터연합(합창반 운영), 행촌문화재단(요리교실과 숲 체험)이 선정됐다.

마을학교에는 해남교육지원청에서 사업별로 500~1000만원의 예산을 차등 지원하며 학교와 마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특색있고 다양한 체험활동과 대안적 교육활동 등의 사업을 펴게 된다.

학생동아리학교는 마을과 연계한 취미동아리 형태로 가족사랑 영농조합, 공남임, 땅끝오케스트라, 블레싱, (사)삼동청소년회해남지회, 새금다정자, 시화풍정담소, 아리따움 해남군청점, 야호문화나눔센터, 창의융합메이커스, 파우다공방, 해남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해남방송, 황산청소년문화의집 등 14곳이 선정됐다. 학생동아리학교에는 해남교육지원청에서 사업별로 200~400만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학생들은 동아리학교를 통해 각각 원예·요리와 마을 책 만들기, 오케스트라, 작사작곡 및 앨범 제작, 지역문화 탐방, 다례 인성교육, 사물놀이, 메이크업 실습, 생활 연극, 3D 프린터 활용, 파티공간 연출, 드로잉 미술, 드론, 요리실습 등을 배우게 된다.

해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들과 학교밖청소년들이 공익적 경제활동으로 청소년 수준에서 경제적 이익 창출을 경험하는 사회적경제동아리(4팀 내외)와 학생들이 스스로 지역사회 진로탐구와 소질개발에 나서는 진로·탐구동아리(10팀 내외)는 코로나19 여파로 선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조만간 사업 신청과 선정 등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해남교육지원청은 또 학생 축제와 마을을 연계한 학교-마을 축제를 진행하고 농어촌 작은학교들을 묶어 공동교육과정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학교-마을 신문 발간이나 지역문제 해결 프로젝트 참여 등을 통한 마을교육공동체 구축 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