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률(교사, 시인)

 
 

"나는 살아오면서 계속 실패를 거듭했다. 그것이 내가 성공한 이유다" 그 유명한 마이클 조던의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성공담을 듣다보면 실패의 경험이 많다. 어떤 이들은 수많은 실패를 경험한 후 비로소 성공의 단맛을 맛볼 수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흔한 말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도 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자. 우리 가정에서 학교에서 과연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생각하고 있는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가? 나는 한국 교육이 무섭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같이 지내는 자로서 한국의 학교교육은 무섭고 끔찍하다.

아이들은 한 번의 실패가 자신의 삶을 파괴할 거란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다. 감히 추정해 보건데 한국인들의 암 발병률이 높은 건 이런 청소년기를 보낸 탓이 아닐까? 건강한 몸과 마음을 형성해야 하는 청소년기에 긴장과 불안과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아이들의 몸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정신이야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내장 기능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생각해 보라, 이런 상황에서 암이 기생하지 않겠는가? 암에 시달린다면 당신이 혹사시킨, 아니 혹사시킬 수밖에 없도록 내몬 한국사회에게 분노할 일이다.

'실패할 수 있는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 어느 회사에선 실패자격증을 부여한다거나 실패가산점을 부여해서 실패에 대한 부담을 없애주기도 한다. 내가 알기로 그 회사는 매우 번창하고 있으며,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많이 비축하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실패하면 오히려 위로를 받고 응원을 받는 상황에서 직원들은 무한 상상을 펼쳐내지 않겠는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라면 뭔가 끊임없이 상상하고 싶지 않겠는가?

더더구나 실패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면 일이 즐겁지 않겠는가? 당신이 경영자라면 당장 실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가? 아니라면 당신은 늘 그 자리에 머물고 있을 것이다.

실수는 성공을 포함한다. 성공의 범위를 포함하고도 성공이 놓친 거대한 범위를 포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오늘의 실패가 내일은 어떤 작품이 될 수도 있으니 실패는 가치있는 과정이다. 실패가 목적은 아니겠지만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실패의 자가발전을 경험한다면 당신은 이미 많은 성공을 예감하고 있을 것이다. 실패하라, 상상하라, 또 실패가 온다면 다시 더 상상하라. 당신이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길에 놀라기도 하리라.

실패만한 스승은 없다, 당신이 앓고 있는 성공집착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광범위한 세상을 못보고 당장의 작은 성공에 매달린다. 가히 병적이다. 성공만을 탐하다 보면, 당신은 우물 안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작은 하늘을 세상의 전부로 바라보다 그 작은 하늘에 갇히고 말 것이다. 그 끝없는 세상에서 당신의 꿈을 펼쳐보고 싶다면 실패를 사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실패하는 삶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해주고 싶다. 첫째는 실패를 공유하라는 것이다. 실패를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고, 그 실패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길 권한다. 미처 헤아리지 못한 정보와 해법들을 그들로부터 전달받기도 할 테니까. 생각해 보라. 위안을 받으며 퍼다 주는 알찬 정보들을…

다음으로는 실패를 사랑하라는 것이다. 실패를 사랑하다보면 그 실패 스스로 예상치 못한 해법을 가져오기 일쑤다. 실패는 수많은 정보들을 벗하며 그들과 호응한다. 그러다보면 그 실패가 더 많은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다. 그 새로운 길에 당신의 새 삶이 펼쳐진다면 당신은 실패를 사랑한 복을 달게 받는 것이리라. 그런 차원에서 보면 실패는 당신을 위한 축복일 것이다. 실패 사랑해볼 가치가 충분하지 않는가?

세상에게 고한다. 실패할 권리를 허하라. 실패와 더불어 상상할 수 있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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