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해남군은 2020 해남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관광객 400만명 시대로의 도약을 계획하고 있다. 창간 30주년과 해남군의 2020 해남방문의 해를 맞아 군의 2020 해남방문의 해 정책을 점검하고 해남의 관광지와 먹거리, 해남사람을 소개하는 코너를 연재한다.

 

 

 

"울돌목 회오리 바다 해남만의 자원
 벼랑 끝 신비로운 암자 도솔암 인기"

"촬영지 연계한 관광코스 등 필요
 새로운 촬영지 발굴·홍보도 병행"

▲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격전지인 우수영 울돌목도 영화 '명량'을 통해 전국적으로 더욱 알려졌다.
▲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격전지인 우수영 울돌목도 영화 '명량'을 통해 전국적으로 더욱 알려졌다.
▲ 봉준호 감독이 인생작으로 꼽고 있는 '살인의 추억'도 일부 해남 고천암 갈대밭 일원에서 촬영 모습.
▲ 봉준호 감독이 인생작으로 꼽고 있는 '살인의 추억'도 일부 해남 고천암 갈대밭 일원에서 촬영 모습.
▲ 농촌으로 귀농한 4명의 록밴드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모던파머' 속에는 해남의 특산물인 배추밭이 담겨 해남의 농산물을 홍보하는 계기가 됐다.
▲ 농촌으로 귀농한 4명의 록밴드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모던파머' 속에는 해남의 특산물인 배추밭이 담겨 해남의 농산물을 홍보하는 계기가 됐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는 열풍이 이어지면서 서울시는 기생충 영화 촬영지를 엮어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각종 커뮤니티에 기생충 촬영 장소에 대한 탐방코스가 소개되며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봉 감독의 영화 '마더' 촬영지였던 제천시도 아카데미 수상 열풍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대규모 관광개발만 이뤄지면 관광객이 몰려오는 것이 아닌 지역의 개성과 특성을 아름답게 담아내 보여주고 이를 지역과 자연스럽게 연계해 홍보한다면 관광객들을 찾아오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 등 사진과 영상 속에 등장한 장소를 찾아다니는 관광은 오래 전부터 계속됐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요 배경지였던 춘천 남이섬은 일본에서 욘사마 신드롬까지 불러일으키면서 일본인 팬들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아 북새통을 이루는 등 필수 관광코스가 됐고 인근 완도군에 조성된 드라마 해신 세트장도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당시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드라마 인기가 수그러들면 자연스럽게 세트장에 찾아오는 관광객도 줄고 이후에는 운영비 감당에 허덕이다 오히려 골칫거리로 전략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해남군 역시 송지면 중리마을에서 2000년 종영한 드라마 '허준'이 촬영됐다. 이곳에는 허준 유배지 촬영 세트장이 조성됐고 안내판도 설치됐지만 드라마가 종용된 지 수년이 지나며 찾아오는 관광객도 없어 결국 철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진과 영상에서 만나본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아직까지도 중요한 관광 트렌드 중 하나다. 단 현재는 인위적인 세트장 보다 그 지역만의 독특한 장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영화와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장면 중 인상 깊은 곳을 비롯해 주인공과 같은 장소에서 추억을 공유하고 싶다는 욕구가 여행을 떠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특색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아름다운 배경 속에서 한 장의 사진을 남기고자, 좋은 숙박업소에서 지인들과 즐기고자 등 하나의 킬링 포인트(Killing Point) 만으로도 거리와 시간에 상관없이 여행을 떠나게 한다.

해남도 해남만의 아름다운 풍광이 자연 그대로의 오픈세트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 때문에 2020 해남방문의 해를 맞아 이와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촬영지를 발굴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인생작으로 꼽고 있는 '살인의 추억'도 일부 해남 고천암 갈대밭 일원에서 촬영됐다. 서태윤(김상경) 형사가 갈대밭에 사체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며 경찰력이 동원대 갈대밭을 수색하는 장면과 동료 형사 박두만(송강호)과 조용구(김뢰하)가 길 한쪽에서 실뜨기를 하는 장면 등이다.

영화는 지난 2002년 촬영돼 정확한 장소를 확인할 수 없고 당시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영화다보니 이렇다 할 홍보를 못했지만 시대의 흐름도 변한만큼 봉 감독과 해남의 인연을 연계한 마케팅이 필요시 되고 있다.

드넓은 갈대밭이 펼쳐져 있는 고천암은 과거의 모습도 느낄 수 있어 주로 사극 등에서 숨 막히는 추격신이나 결투신을 촬영하는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서는 장혁과 오지호, 이다혜 등이 출연해 최고시청률 34%를 기록한 드라마 '추노(2010년 1~3월)', 최수종, 채시라, 송일국, 수애 등이 출연해 해상왕 장보고의 일대기를 그린 '해신(2004년 11월~2005년 5월)'도 촬영됐다.

또한 신화가 된 실화 최배달의 일생을 그린 영화 '바람의 파이터(2004년)'를 비롯해 최민수, 조재현 주연의 '청풍명월(2003년)'도 촬영됐다.

이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격전지인 우수영 울돌목도 영화 '명량'을 통해 전국적으로 더욱 알려지며 영화를 본 관객들은 반드시 와봐야 하는 필수코스가 됐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영화한 한 '명량'은 지난 2014년 개봉했지만 누적관객 1761만5658명을 기록하며 아직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1위에 올라있다.

명량의 전투신 등은 스튜디오에서 촬영됐지만 울돌목의 거세고 회오리치는 물살은 오직 울돌목에만 있어 이곳에서 촬영됐다. 바닷물이 간조와 만조의 때를 맞춰 병의 목 같은 좁은 곳을 일시에 지나가 조류가 거세기로 유명한 울돌목은 조수가 해벽에 부딪혀 요란한 울음 소리같이 들려 명량(鳴梁)으로 통용하기도 한다.

해남에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가 높은 곳 중에는 도솔암도 빼놓을 수 없다. 도솔암은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달마산 자락에 위치한 작은 암자로 벼랑 끝 바위에 위치해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 달마산 도솔암은 통일신라 말 당대 고승 의상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깎아지는 듯 한 바위에 돌을 쌓아 만든 절묘한 위치와 다도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각종 광고와 드라마 등 방송의 단골 촬영지다. 명량대첩 이후 왜구에 의해 불타 소멸됐었지만 지난 2002년 법조스님이 재건했다.

이곳에서는 고천암 갈대밭에서도 촬영했던 드라마 '추노'를 비롯해 주원·진세연 등이 출연해 한국판 슈퍼히어로를 그린 '각시탈(2012년 5~9월)', 이승기·신민아 주연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년 8~9월)' 등이 촬영됐다. 또한 판타지 사극으로 윤시윤·김새론·이성재 등이 출연한 '마녀보감(2016년 5~7월)'에서는 여주인공인 서리가 은거하는 암자로 거의 매회 등장했으며 이동 통신사 등 각종 광고에도 등장한 곳이다.

고산 윤선도의 자취를 찾을 수 있고 전통의 멋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녹우당도 촬영지로 적합하다. 녹우당 추원당과 돌담길에서는 조승우·수애 주연의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년)'이 촬영됐다.

서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등 전망이 빼어난 파인비치골프링크스에서는 현빈·하지원·윤상현·김사랑 주연 '시크릿가든(2010년 11월~2011년 1월)'이 촬영됐다.

단일면적으로 최대를 자랑하는 산이면 보해매실농원은 매화꽃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이요원·류승룡 주연의 영화 '된장(2010년)'과 전도연·황정민 주연의 '너는 내 운명(2005년)', 차태현·손예진 주연의 '연애소설(2002년)' 등이 촬영됐다.

어지럼증으로 28년간 차를 타지 못하는 노모가 막내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3박 4일 동안 해남에서 목포까지 200리길을 걸어가는 내용으로 고두심 주연의 영화 '엄마(2005년)'는 해남 곳곳에서 촬영됐으며 시사회가 해남에서 특별시사회가 열리기도 했다.

특히 임권택 감독의 주요 영화인 '서편제(1993년)', '장군의 아들(1990년)', '천년학(2007년)' 등은 대흥사 사찰 경내와 유선관 등에서 촬영됐으며, 곽도원·황정민·천우희 주연의 영화 '곡성'은 대흥사와 현산 덕흥리에서, 임창정 주연의 영화 '파송송 계란탁(2005년)'은 땅끝선착장 인근 등에서 촬영됐다.

농촌으로 귀농한 4명의 록밴드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홍기·이하늬·이시언 등이 주연한 '모던파머(2014년 10~12월)' 속에는 해남의 특산물인 배추밭이 담겨 해남의 농산물을 홍보하는 계기도 됐다. 또 배용준·손예진 주연의 영화 '외출(2005년)'은 산이면 송촌리 민면기 씨 고가에서 촬영됐는데 당시 배용준의 일본 여성팬 40여명이 찾아오는 등 해남을 홍보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 드넓은 갈대밭이 펼쳐져 있는 고천암,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달마산 자락에 위치한 도솔암, 울돌목의 회오리 바다, 화원 파인비치 골프장 등은 해남이 가진 자연유산으로 영화와 드라마, CF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위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
▲ 드넓은 갈대밭이 펼쳐져 있는 고천암,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달마산 자락에 위치한 도솔암, 울돌목의 회오리 바다, 화원 파인비치 골프장 등은 해남이 가진 자연유산으로 영화와 드라마, CF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위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

이외에도 예능 '1박2일'에는 겨울눈으로 뒤덮힌 두륜산 등이 노출되며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등 런닝맨, 우리들의 일밤 등도 촬영됐다. KBC광주방송이 자체 제작하는 드라마 '환상의 타이밍(2019년)'도 땅끝관광지와 현산면 포레스트수목원 등을 배경으로 촬영돼 해남의 아름다운 풍광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때문에 영화·드라마 등의 촬영지로써 해남을 홍보해 나가고 이를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한편 해남만의 아름다운 풍광이 담긴 오프세트장을 발굴해 지속적으로 영화나 드라마 등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시 되고 있다.

해남군은 단순히 해남을 배경으로 촬영에 그치지 않고 영화와 드라마 촬영을 통해 해남을 알리는 방안을 찾는 한편 해남의 촬영지를 홍보해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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